지난 23일 농림축산식품부가 관계부처와 함께 발표한 계란 수급안정화방안은 난백·난황·액상전란 등 제과·제빵용 가공품에 대한 할당관세(0%) 적용을 통해 관련 업계의 부담을 줄여 외국산 계란 수입을 유인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이날 정부가 할당관세 적용 등을 통해 수입키로 한 품목에는 계란 가공품 외에 신선란(생계란)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 신선란 수입 방안이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계란 공급감소 및 가격상승의 주된 원인인 AI 방역부실 비난여론을 의식해 내놓은 ‘대책을 위한’ 대책일 뿐이라는 점이다.
일단 주된 수입 대상국인 미국·캐나다·호주와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란 수입에 적합치가 않다. 현지에서의 (수출)검역은 물론 국내에 들어올 때도 (수입)검역을 거쳐야 하고 항공기 운송 및 유통 과정에서도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거리가 가까운 이웃나라 중국·일본은 현재 AI 발생국이라 신선란 수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외국계란 수입 외에 이번 대책에 포함된, AI가 발생하지 않은 곳에서 산란계 병아리를 사육한 후 AI 발생지역 이동제한 해제 시 해당 지역 농장에 공급하겠다는 방안도 현실성 없기는 마찬가지다. 병아리가 산란이 가능한 주령으로 사육되기 위해선 최소 20주 이상 지나야 하는데다 AI 발생지역에 대한 이동제한 해제 조치도 통상 6개월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계란 공급감소 해결방안이 될 수 없는 것이다.
23일 현재 살처분된 산란계는 1593만4000마리로 전체의 22.8%다. 산란계 10마리 중 2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공급이 팍 줄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 가격이 27% 가량 올랐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개인당 판매수량 제한 조치가 취해지면서 민심이 요동쳤다. 모 제빵업체의 사재기 의혹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뭐라도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정부 입장을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면피만 하고 보자는 ‘눈 가리고 아웅’식 대책이 계란파동에 따른 국민적 분노를 얼마나 달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