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독감(AI) 피해가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계란과 닭고기용 육계(肉鷄)의 공급난이 심각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도시지역 일부 소형매장에서는 종전 3000~4000원하던 계란 한판(30개들이)값이 8000원을 넘어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일부 제빵업계는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카스텔라 등 일부품목의 생산을 중단했고 대중음식점에서는 고객에게 기본 반찬으로 내놓던 계란말이·찜 등의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다.
28일 현재 AI에 감염돼 도살됐거나 도살 예정인 가금류는 전국에서 모두 2719만 마리에 이른다. 전체의 20%에 해당한다. 40년 동안 닭·오리연구에만 전념해온 이상진 전 축산과학연구원장도 AI가 올해만큼 심각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AI감염률이 20%에 이르면 살처분 생산감소 등으로 직접적 피해가 5716억원, 음식점 육가공업체 등 간접피해까지 합하면 1조400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AI 피해는 당국의 관리 소홀이 가장 큰 원인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순실 사태로 관련 공무원들이 손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대응한 탓으로 확산 방지 적기를 놓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모든 상품은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르게 마련이다. 이번 계란이나 닭고기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은 이 때문에 원하는 계란이나 닭고기를 맘 놓고 먹을 수 없다. 당국은 뒤늦게 미국 캐나다 등 AI청정국에서 계란을 긴급 수입할 것을 검토하는 등 호들갑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계란을 수입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 되지는 않는다.
계란이나 육계나 모두 수입가격에 항공운송료, 냉장보관료 등을 감안하면 국내시판 가격이 얼마나 비싸질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수입업자의 이윤까지 더하면 더욱 그렇다. 따라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습관 변화가 지금의 AI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열쇠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AI 극복을 위한 홍보활동도 이에 초점을 둬야 한다.
우선 모든 홍보수단을 활용해서 계란이나 닭고기를 섭씨 70도 이상에서 30분 정도 열처리하면 건강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이 확실하게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계란·닭고기는 왜 안전한지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안전수칙만 지키면 계란과 닭고기가 안전하고 이 외에도 소·돼지·생선류 등 다른 대체 육·어류가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행태가 AI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