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EEZ는 어민들의 중요한 수산자원인 어류의 산란장이자 서식장입니다. 바다모래 채취작업이 계속될수록 당연히 해양환경 훼손은 물론 수산자원 보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해수부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듯 어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국토부가 수자원공사를 통해 실시·발표한 어업피해 조사용역에 대한 추가조사 실시, 채취 해저면 제한(10m 이내), 봄·가을 산란기 채취 중단 등 이행조건을 부과하고 채취량도 최근 3년간 평균 물량의 절반 수준인 650만㎥까지로 제한한 게 바로 그것입니다.
문제는 해수부의 이 같은 조건부 동의 결정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남해 EEZ에서의 바다모래 채취는 부산신항만 매립공사 등 국책사업용 물량확보를 목적으로 2008년 8월 단지를 최초 지정한 이후 지난해까지 세 차례의 지정변경을 통해 총 6218만㎥ 규모로 이뤄져 왔습니다. 이번이 네 번째 연장인 거죠.
이는 채취된 바다모래의 사용용도가 지난 9년여간 국책사업은 물론 민수용까지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금 남해안 일대 건설현장에서는 모래공급 차질에 따른 레미콘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곳이 10군데나 된다고 합니다. 국토부는 해수부와 협의를 통해 올해 하천과 산림 지역에서의 모래 채취량을 늘리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약속입니다. 낙동강 유역 등 하천에서의 모래 채취는 해당 지역 (기초)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추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천 생태계 훼손 우려로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드센데다 채취 허가과정에서 시·군청 담당 공무원 비리까지 얽힌 사례가 많아 지자체장 대부분은 고개를 가로젓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토부로서는 1년간 얼마나 하천 모래를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내년에 또다시 해수부에 협조요청을 하지 않을 것이란 장담을 못하는 이유입니다. 더욱이 민수용 외에 해수부 소관사업인 부산신항만 매립공사에 필요한 바다모래량만 해도 올해 허락된 채취량의 절반 수준인 345만㎥나 됩니다.
해수부는 일단 국토부와는 바다모래 채취량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협의해나가는 한편, 이번에 내건 이행조건 중 하나인 추가용역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피해어민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해수부 방침이 어민과 해양생태계 보존보다는 철저히 경제논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느냐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해수부의 존재 이유가 어디에 있나 생각하면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