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날 발표한 ‘8대 사회보험 통합 중기(2016~2025년) 재정추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장기요양보험은 3년 후인 2020년이면 적립금이 모두 소진되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건강보험 적립금 역시 2023년에 고갈됩니다. 적립금이 소진된다는 것은 곧 돈이 없어 급여 지출이 올스톱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적부조와 함께 사회 안전망으로서 기능해온 사회보험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이지요.
사학연금은 2025년 적립금이 7000억원 수준으로 쪼글라들고, 이미 재정적자 상태에 있어 국고보전으로 유지 중인 공무원·군인연금은 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10조원 가까이 확대돼 더 많은 혈세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25년까지 적립금(기금) 규모가 1000조원을 넘어서는 등 절대액 자체는 늘어 그나마 사정은 나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재정고갈 위험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711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이 기간 동안 연금 수급자 대열에 전면 진입하는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지출 증가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중기재정추계에 이어 70년(2016~2087년) 단위의 장기재정추계 작업을 올해 2분기 중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사회보험의 재정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만큼 장기 급여·수입 등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예측과 진단을 하겠다는 취지에서입니다.
특히 3~6년 내 적립금 고갈이 예상되는 장기요양·건강보험 등과 관련해서는 재정수지 균형방안을 6월까지 마련키로 했습니다. 각 사회보험 특성에 맞춰 보험료 조정 및 부과체계 개편, 급여 하한액 설정기준 합리화, 부정수급 방지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결국은 보험료 인상에 대책의 포인트를 맞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보험료가 준조세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못하지만, 적립금 고갈이 눈앞에 다가온 재정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결국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입니다.
기획재정부 측도 보험료 인상 논란을 우려한 듯 국민적 합의를 모색하겠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면서도 “이런 논의 자체가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은 우리나라의 현주소”라는 말로 여지를 남겼습니다.
국민연금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공무원연금은 2015년에 보험료를 올리고 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낮추는 개혁을 거친 바 있습니다.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의 개혁인 만큼 당시 많은 사회적 논란이 있었습니다. 저출산·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회안전망 유지를 위해서는 또다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몇 년째 실질 소득이 정체돼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저 입맛이 쓰기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