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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자리 안정자금,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노동자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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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 0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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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실업수당을 받으러 줄지어 서있는 남자들이 도너 섬머(Donna Summer)의 ‘핫 스터프(Hot Stuff)’가 들려오자 고개를 끄덕인다. 이내 흥에 겨워 손을 치켜 올리고 한바퀴 돌기 시작한다. 1998년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적 있는 ‘풀 몬티(Full Monty)’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다.

최근 이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풀 몬티는 영국식 유머로 표현된 실직 남자 6명의 기 살리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하지만 1998년 첫 관람과 20여년이 지난 지금 모두 나의 시선이 가는 장면은 잡센터에서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짧은 장면이지만 실업수당을 받는 모습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뿐 아니라 오늘날 사람들은 누구나 예측 불가능하고 혼자 해결하기도 어려운 질병·재해·노령·실업 등 사회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위험은 자신뿐 아니라 가족, 더 나아가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가 사회보험이다. 위험영역에 따라 노후보장을 위한 연금보험, 질병 치료 등을 위한 건강보험, 산업재해와 실업에 대비한 산재보험·고용보험이 있다.

사회보험은 사회적 위험을 사회적 연대에 기반한 보험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법이 정한 사람의 의무적 가입과 ‘수익자 재정책임원칙’이 핵심 요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6년 사회보험을 포함한 사회보장기여금에 대한 노동자 총소득 대비 노사 부담은 각국마다 상이하다. 노사 각각 프랑스는 최고 14.3%·41.5%, 독일은 20.43%·19.3%, 일본은 14.37%·14.9%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노사 각각 최고 8.41%·10.4%를 부담하고 있다. 의무가입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고용보험 가입 노동자는 221만 개소 사업장의 1296만 명에 이른다.

수혜 인원도 작은 규모가 아니다. 지난해 127만 명의 실직 노동자가 평균 121일에 걸쳐 533만원의 실업급여를 받았다.

이직이 누구에게는 새로운 직업을 위한 예정된 도전이겠지만 누구에게는 갑작스럽게 닥친 실직의 고통일 수 있다. 생계유지의 막막함과 구직이라는 이중고에 심리적 충격을 느낄 여유조차 없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사회보험을 통한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직이 빈번해 사회보험이 무엇보다 필요한 소규모 기업은 어떠한가? 고용보험만 보면 30인 미만 기업의 경우 법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도록 한 노동자의 가입률은 70%가 되지 않는다.

반면 300인 이상 기업의 노동자는 97% 정도가 가입하고 있다. 때문에 소규모 기업의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은 정부뿐 아니라 노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고용보험 가입을 요건으로 한 게 기업들이 활용을 기피하는 주된 요인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기업 부담 완화뿐 아니라 사회적 위험으로부터의 보호가 절실한 노동자의 사회보험 가입 확대를 위한 것이다.

물론 노사 모두에게 사회보험 보험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때문에 정부도 일자리 안정자금을 도입하면서 이러한 부담 경감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우선 2012년부터 10인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사회보험 보험료 지원의 지원대상·지원액을 늘렸다. 올해부터는 지원 대상을 월 보수 140만원 미만 노동자에서 190만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최대 지원액도 국민연금·고용보험의 보험료 60%에서 90%로 인상했다.

또한 지난해까지는 지원되지 않았던 건강보험료도 올해부터 50%를 경감한다. 사업주에게는 사회보험 보험료 부담액의 50%를 세액공제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10인 미만 기업의 경우 사업주는 노동자 1인당 매월 당초 부담액의 12.7%인 1만7440원, 노동자는 매월 당초 부담액의 4분의 1수준인 3만4480원으로 줄었다.

특히 노동자는 적은 보험료 부담으로 사회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국민연금은 납부한 보험료 이상의 급여를 받는 적립형 보험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경우 사회보험 보험료로 매월 3만4480원을 납부하지만, 본인 임금의 9%인 14만1620원을 매월 적립할 수 있다. 부담한 보험료의 4배를 적립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계약 만료나 의도하지 않은 실직을 하더라도 최소 7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은 3개월 이상 월 162만원의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그 밖에도 고용보험기금으로 운영되는 다양한 직업훈련을 최소 부담으로 받을 수 있다. 단시간 근로나 단기간 근로하는 아르바이트생도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동일한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에 대한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여러 지혜를 모아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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