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한국 정부의 해운정책 불신 아직도 있어"
영국해운조사기관 드류리(Drewry)가 지난달 25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정부의 지원을 더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 세계적인 선사들의 규모에 비춰봤을 때) ‘빅 리그’로 편입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지난해 4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점, 급속한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어 “현대상선은 한진해운 고객 인수로 2017년 수송량이 30% 가량 늘어났는데, 이는 아시아 역내(81%), 태평양항로(36%)에서 비약적인 수송량 증대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러한 수송량 증대가 상대적으로 운임수준이 낮은 아시아 항로에 치중된 결과 타 글로벌 선사들이 이익을 보고 있을 때도 현대상선은 오히려 단위당 수익이 9%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을 실었다.
지난 한진해운 파동 후 국내 해운업계가 대외 신인도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해외 물량을 받아 수익을 올리는 해운사로서 해외 평판은 결정적이다. 정부가 국내 1위 선사를 파산시킨 후 물류대란이 발생하자 해외에선 ‘한국 해운사에 짐을 실어도 되느냐’는 의구심이 퍼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정확히 말하자면 국내 해운사들에 대한 불신이 아니라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한진해운 발 물류대란이 일어난 후에야 해운업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정부에 해운업을 잘 아는 전문가가 없다는 비판도 파다했다. 이후 부랴부랴 해운산업 경쟁력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해운·조선업을 되살리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상선이 사실상 국내 원양선사의 원톱으로 남았지만 홀로 한국 해운을 이끌어가기에는 벅찬 데다, 한진해운의 자산을 흡수한 SM상선을 ‘신생사’로만 여기는 점도 문제다. 60만TEU의 선복량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인력 등이 묻히는 셈이다.
오는 7월부터 운영되는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해운 지원 프로그램도 일부 선사에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선박의 신조발주와 유동성 확보 등을 골자로 한다. 또한 지난해 출범시킨 한국해운연합(KSP)도 중재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해운사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는 민간 자율이라는 구실 아래 KSP 등을 만들어만 놓고 한발 물러난 상황”이라면서 “사실상 ‘원톱’인 현대상선에 지원을 집중한 후 ‘낙수효과’를 기대하겠지만 실제로 효과가 나오고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세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