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폭파 장면 생중계 가능성"
핵무기 수준 가늠할 기회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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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언제든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시기를 5월 중으로 못 박은 것은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을 내딛는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29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브리핑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북부 핵시험장 폐기를 실행할 것이며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해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이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부 핵시험장 폐기를 선언한 이후 구체적인 이행 시기와 방법을 천명한 것이다.
핵실험장 폐쇄를 한국과 미국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한다는 것은 그만큼 투명하게 과정을 공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앞으로 북핵 폐기 과정에도 적극 임하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북부 핵시험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북한 핵무력 개발의 상징적인 곳이다. 북한이 지난해 9월 3일 핵실험까지 모두 6차례 핵실험을 한 장소다. 지하 핵실험은 땅 밑으로 갱도를 파고 그 안에서 이뤄진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러 개의 갱도가 만들어져 있다. 1번 갱도는 1차 핵실험(2006년 10월9일)으로 무너져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2번 갱도에서 2~6차 핵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6차 핵실험 이후에는 2번 갱도도 지반이 약해져 붕괴 조짐이 포착됐다. 한·미 정보당국은 3번 갱도는 완성 단계로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4번 갱도는 북한이 6차 핵실험 이후 굴착한 시설인데 완성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의 2개 갱도에서는 여전히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은 핵 시설 폐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공개 방식에 따라 핵무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08년 6월 27일 미국 시엔엔(CNN)과 한국의 문화방송(MBC) 등 6자회담 참가국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진행했다. 당시 냉각탑 폭파 장면은 폭파 수 시간 뒤에 전 세계에 녹화중계됐다. 영변 지역에 위성을 송출할 수 있는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핵실험장 폐기 장면이 생중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10년 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중계했는데 이번에는 생중계를 할 것”이라며 “내·외신 등 기자들이 취재하는 가운데 전체 터널에 다이너마이트 설치해 폭파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생중계가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알려졌다.
핵실험장 폐기는 5월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 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