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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손정의 만남에 ‘동북아 수퍼그리드’ 급부상… 에너지전환 ‘새 열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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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8. 05. 0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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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에너지전환정책에 또다른 해법 될 수도
손 회장, 과거 한국에 초고속인터넷 육성 조언 ‘전례’
사우디·러시아 정상과 막역… 조언자 역할 기대
(18.05.08)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면담01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 오른쪽)은 8일 일본 동경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면담을 통해, 동북아 수퍼그리드 관련 협력 및 4차 산업혁명, 에너지신산업, 자율주행차 등과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제공 =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일본으로 건너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났다. 에너지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백 장관과 동북아 국가간 전력망을 연결하는 이른바 ‘동북아 수퍼그리드’를 구상하고 있는 손 회장의 만남에 현실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백 장관은 한·중·일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일본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 회장과 면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의견을 교환했다.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몽골에서 풍력, 인도에서는 태양광, 러시아에서는 수력발전을 추진해 생산한 전력을 아시아 전체에 공급하고 일본에도 들여온다는 초대형 에너지 전략이다. 이날 손 회장은 이같은 구상에 대해 “기술적·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러시아·몽골·중국 등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손 회장은 “일본은 여건 조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동북아 수퍼그리드는 원자력·석탄발전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구상에 새로운 지향점이 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율 20% 확대에 문제로 제기 돼 온 간헐성과 안정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 신재생에너지 롤모델인 독일은 유사시에 프랑스로부터 전력을 무한대로 수입할 수 있지만 사실상 섬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정치권과 학계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아직 구상에 불과하지만, 현실화 된다면 우리 에너지정책의 한계를 극복할 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전력은 하나로 연결돼 전력수급 우려를 완화하고, 각국의 환경문제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백 장관과 손 회장의 만남이 주목 이유 중 하나는 손 회장의 한국에 대한 영향력 때문이다. 과거 1998년 손 회장은 청와대를 방문해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다. 김 전 대통령이 한국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조언을 요청하자 손 회장은 “3가지가 있다. 첫째는 브로드밴드(초고속 인터넷), 둘째도 브로드밴드, 셋째도 브로드밴드”라고 말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같은 조언을 받아들였는지 한국은 관련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지금 정보통신기술(ICT) 세계 1위 초강국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만남도 단순한 구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청사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백 장관과 손 회장의 만남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또 있다. 손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살만 국왕과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무려 2000억달러 규모의 200GW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을 위해 손 회장과 손 잡은 상태다. 우리로선 손 회장을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할 여지를 찾고, 특히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200억 달러 규모 원전 수주에 있어서도 조언을 들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우리 정부는 사우디가 추진하는 원전 2기 수주에 공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파이프를 통해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PNG사업 등 신북방정책을 구상해야 하는 백 장관으로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터운 손 회장이 직간접적 열쇠가 될 수 있다. 러시아 PNG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핵심 중 하나다.

이날 손 회장은 지난 8년간 재생에너지 공급비용이 1/10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졌고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에너지 저장장치(ESS)에 많은 관심을 표했다. 백 장관도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의 비용·불안정성 문제가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빠른 속도로 해결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또 백 장관은 반도체·자율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을 소개하면서 소프트뱅크의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손 회장도 “지난해 유니콘 기업 등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1000억 달러 규모로 출범시킨 바 있는데 그 결과가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향후 한국 투자를 위해 한국의 국부펀드, 연기금 등과의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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