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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업계가 외국투기 자본의 무자비한 공격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SK를 향한 소버린의 습격, KT&G를 향한 칼 아이칸의 급습, 삼성물산에 딴지를 놓은 엘리엇 등은 철저히 기업들의 단물만을 빼먹고 유유히 사라진 바 있다.
현재도 투기자본들은 한국의 대표 기업들을 대상으로 파상공세에 나서는 중이다. 엘리엇에 이어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글래스 루이스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한 바 있다. 이런 그들이 앞으로 ‘칼’을 들지 않으리라는 확신은 없다.
그동안 외국계 투기자본은 경영진을 위협해 배당을 늘려 투자수익을 극대화한 후 철수하길 반복했다. ‘주주권익 강화’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걸었지만 기업의 경쟁력을 방해하고 피를 빨아먹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부유출’이라는 논란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기업의 대표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꼽히는 차등의결권과 신주인수선택권(포이즌필)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법은 1주당 1의결권을 주고 있다. 개정안은 회사를 일군 ‘기업인의 노력’과 외부세력의 ‘투기’가 “똑같을 수 없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차이가 분명한 만큼 향후 어떤 방향으로 결론날지는 미지수다.
취업이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소비자 물가는 계속 오르는 등 한국 경제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더 이상 대한민국 경제가 ‘먹튀’를 일삼는 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돼서는 안된다. 기업을 일구고 발전시키려는 주체들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만 한다.
기업인들의 눈물과 투기자본의 욕심 속에서 우리는 누구의 편을 들어줘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