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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에 ‘반짝’실적 정유업계, 대규모 화학 투자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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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8. 08.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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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반짝효과로 정유4사가 2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보였지만, 얻는 것보단 잃는 게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 상승은 수익의 기준이 되는 정제마진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정유사들이 화학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료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00% 이상 늘었고,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이에 못지 않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전년대비 66% 늘어난 호실적을 내놨다.

이러한 실적 개선엔 회사별 사업 다각화 성과도 한몫했지만, 유가 상승에 따라 사놓은 원유에 대한 재고평가이익이 크게 반영됐다. 에쓰오일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4026억원 중 약 1700억원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는 시차효과(래깅효과)와 재고관련이익 등 일시적 현상일 뿐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히려 고유가 영업환경은 저유가보다 정제마진 하락 압박이 강하기 때문에 향후 실적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유사들이 유가 상승을 반기지 않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전기차 시장 개화 등 석유제품 시장의 미래를 낙관하지 못한 정유사들이 빠르게 화학회사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화학회사들은 석유·가스·석탄 중 석유를 바탕으로 한 기초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곧 원료값 인상과 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석유화학과 전기차배터리로의 사업전환에 2020년까지 10조원을 쏟아붓는 중이고, 에쓰오일은 약 5조원을 투자한 온산의 올레핀 다운스트림설비의 상업가동이 하반기 예정돼 있다.

GS칼텍스도 지난 2월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생산설비에 2조원대 투자를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올 상반기 자회사 현대케미칼을 통해 올레핀과 폴리올레핀 신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공장을 짓고 있다. 2021년까지 2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4년 국제유가 급락에 따라 정유사들은 한동안 적자에 허덕여야 했다”며 “국제유가 불확실성을 확인한 정유사들은 빠르게 석유화학으로 다각화에 나섰고 현재 정유사와 화학회사 경계는 모호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정유사들의 3분기 실적은 글로벌 정유사들의 정기보수와 등·경유 중심의 견조한 수요 전망을 바탕으로 호황이 예상된다. 하지만 국제유가 변수는 상존한다.

현재 국제유가는 국제정세에 따라 요동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석유공급 위축 우려로 전일대비 2.09% 상승한 배럴당 70.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후티 반군의 유조선 공격을 받으며 홍해를 통과하는 원유 수송을 중단한 게 국제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재완화 가능성을 보이고 있어 하향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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