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4개 모델 생산중단 발표
경유 생산에 집중한 정유사, 수익악화 우려
|
9일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쏘나타·i30·맥스크루즈 등 4개 차종의 디젤 모델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유가 상승과 각종 환경 규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선호도가 눈에 띄게 높아져 디젤 모델의 비중을 줄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디젤차 단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현상은 사회의 경유차 압박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앞서 7일 국무회의에선 내년 2월부터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전국에서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환경부 특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된다.
지난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기환경보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의 경우 공공기관에서 경유차 운행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세먼지 배출원 4위로 집계된 경유차 운행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지난 6월에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이 어린이 통학차량과 택배차량에 경유차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은 바 있다. 미세먼지 저감과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다는 명목이다.
디젤차 소유주들이 강하게 반발했던 경유세 인상 역시 내년 세법개정안에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유차 세금을 휘발유와 동일하게 맞춰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경유차 사용을 줄이게 하겠다는 취지다.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계속되는 압박에 속이 탄다. 현재 경유는 정유사들이 석유제품에서 화학기초원료인 ‘납사’와 함께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다. 화학으로 사업을 다변화 하고 있지만 회사에 따라 경유 매출비중이 전체의 30%에 이르기도 한다.
정유사들은 생산한 경유를 국내시장에 팔게 되면 마진이 가장 좋다. 하지만 현재도 생산량의 절반 가량이 국내에서 소화되지 못해 마진을 줄여가며 해외에 팔고 있다. 앞으로 경유차 압박에 내수소비가 더 줄면 남는 물량은 다 해외에 내다 팔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만약 국내에서 안 팔린 경유 물량이 급격히 늘어나 주 수출시장인 아시아에 대거 풀린다면 역내시장 공급과잉이 초래되고 추가적인 수출단가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지난해말 기준으로 최근 5년 사이 휘발유차는 약 97만4000대, 경유차는 두배 이상 많은 217만여대가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유사들의 고도화 설비는 경유생산에 맞춰서 디자인돼 있는 상태다. 경유 소비가 줄면 현재 경유생산에 최적화된 조 단위 고도화 설비 역시 새로 지어야 할 수 있어 대규모 추가비용이 예상된다. 또 회사별로 경유 생산에 유리한 유종을 수입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원유 도입선을 변경해야 하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원유로 생산해 내는 여러가지 석유제품은 국내에서 소모되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이라며 “여기에 왜곡이 생기면 정유사 실적 악화나 제품별 가격 인상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미세먼지 발생원과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명확히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오염물질의 주범으로 경유차가 지목된 것은 좀 과하다”며 “과학적 분석 등이 선행된 후에 대책이 나오는 게 효율적이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