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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펼쳐지는 가장 권위 있는 축구대회인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수많은 감독들의 무덤이 됐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팀을 떠나는 감독들과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갑작스레 경질된 감독들이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번 대회 24개 팀이 출전해 8개 팀이 감독을 경질하거나 재계약을 포기했다.
2006년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독일월드컵에서 우승했던 마르첼로 리피(70·이탈리아)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년 3개월 동안 지휘해온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났다. 기실 리피 감독은 지난해 중국축구협회와의 마찰로 올해 아시안컵을 끝으로 감독에서 물러나기로 한 상태였다.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지만 8강에서 이란을 만나 0-3 대패를 당하면서 굴욕적인 퇴진을 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65·이탈리아) 아랍에미리트(UAE) 감독도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계약이 종료됐다. 2017년부터 UAE 대표팀을 맡아 올해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 우승후보로까지 팀을 격상시켰다. UAE가 준결승에서 카타르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탈락하자, 자케로니 감독은 “계약서에 서명할 때 아시안컵 종료까지였다”며 “경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내가 진다. 우리는 경기를 잘 준비했지만, 팬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건 내 책임이다”면서 이별을 암시했다.
아시안컵 우승을 끝으로 물러나려 했던 카를로스 케이로스(65·포르투갈) 감독은 씁쓸한 뒷모습을 남겼다. 케이로스 감독은 8년 가까이 팀을 이끌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까지 올려놓는 등 아시아 최강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일본과 만난 4강전에서 졸전 끝에 0-3 대패를 당하면서 찬사 대신 비난을 받으며 자진 사임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2014·2018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 2011 아시안컵 8강 탈락 등 명성에 비해 유독 성과가 초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란을 떠난 케이로스 감독은 콜롬비아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16강전에서 한국을 위기로 몰았던 바레인이 지난 24일 미로슬라프 수쿠프(53·체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전원을 경질했다. 2016년부터 바레인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수쿠프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팀을 15년 만에 아시안컵 본선 토너먼트에 올려놓았다. 한국에게 첫 실점을 안기는 등 연장 접전을 펼치는 등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국 패하면서 경질의 칼날을 피할 순 없었다.
수쿠프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패배 이후 전격 경질된 다섯 번째 사령탑이다. 대회에서 첫 번째 경질된 감독은 태국의 밀로반 라예바치(65·세르비아) 감독이었다. 태국은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인도에 1-4로 패한 바로 다음 날 라예바치 감독을 경질했다. 태국은 감독 경질 이후 시리삭 요디야드타이(50) 임시 감독 체제로 대회를 치러 조별리그를 통과했으나, 16강전에서 중국에 패해 탈락했다.
시리아도 조별리그 B조 요르단과 2차전에 0-2로 패한 뒤 베른트 슈탕게(71·독일) 감독을 해임했다. 여기에 스테판 콘스탄틴(57·영국) 인도 감독이 사퇴하면서 조별리그에서만 3명의 감독이 팀과 이별하게 됐다. 콘스탄틴 감독은 2015년 부임해 4년 동안 인도 축구대표팀을 맡아 팀을 FIFA 랭킹 97위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1964년 대회 홍콩전의 3-1 승리 이후 55년 만의 승리를 안기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1승2패로 A조 4위에 그쳤다. 콘스탄틴 감독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지금이 떠나야 할 시간”이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후안 안토니오 피찌(50·아르헨티나) 감독도 지난 22일 아시안컵 16강 일본과 경기에서 패배한 뒤 경질됐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사우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피찌 감독은 부임한지 1년도 안 돼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월드컵에서 이집트를 2-1로 꺾는 등 좋은 성적을 냈지만 아시안컵에서 기대이하의 성적으로 경질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