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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은 27일 열린 전경련 제58회 정기총회에서 37대 회장으로 재선임됐습니다. 2년 임기인 전경련 회장직을 5번째 맡게된 것입니다. 하지만 허 회장에게 전경련 회장 자리는 그리 달가운 자리는 아닙니다. 매번 연임을 앞두고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했습니다. 더 좋은 인물이 전경련과 한국 경제 발전에 힘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혀왔습니다. 그럼에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회원사의 요구와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회장직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에 국민들의 비판과 비난의 화살로 날아왔습니다. 허 회장에게 있어 전경련은 그동안 쌓인 정마저 떨어지는 계기가 된 시기였을지 모릅니다. 국정농단 사건 직후 허 회장은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등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꾸리고 ‘전경련 혁신안’을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국민에게 머리를 숙이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사실 2011년 허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처음 선임됐을 당시만 해도 포부는 컸습니다. 조석래 효성 그룹 회장으로부터 전경련 회장 직을 넘겨받은 허 회장은 취임사에서 “국민과 경제계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뛸 수 있도록 애쓰겠다”며 “전경련이 앞장서서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해, 기적의 50년을 넘어 희망의 100년으로 가는 길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허 회장과 전경련의 인연은 2013년부터 틀어졌을 지도 모릅니다. 첫 임기가 종료되고 34대 회장을 선출할 당시 허 회장의 연이은 연임 고사 의사에도 회원사의 요청으로 회장직에 다시 앉았습니다. 그나마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창조경제 정책과 관련 대기업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며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을 겁니다.
이후 35대·36대 회장을 맡은 동안 전경련은 급격히 힘이 빠졌습니다. 허 회장의 잘못이 아닌 일부 총수 일가들의 일탈 등으로 재벌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악화되고, 각 그룹들은 세대교체와 그룹 경영 위기 등을 이유로 하나둘씩 회원사에서 빠져나갔습니다. 지금은 정부의 공식행사에서도 부름을 받지 못하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이날 허 회장은 저성장 극복과 지속가능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 남북경제협력 기반 조성 등 4가지의 중점사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노력에도 전경련이 과거의 명성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회장을 맡을 적임자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이 이를 대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10년을 채우게 됐습니다. 강산이 변한 시간만큼 전경련의 위상도 변했습니다. 전경련은 앞으로 2년 동안 허 회장이 조직의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내 주기를 바랄지도 모릅니다. 그 기대가 현실이 돼 2년 후 38대 회장 취임사에서는 허 회장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