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소식통의 3일 전언에 따르면 최근 실적이 급속도로 나빠진 자동차 업체들의 감원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미국 회사인 포드와 현지 국영업체 창안(長安)자동차의 합작사인 충칭(重慶) 창안포드의 행보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 2월 말 현재 1000명 가까운 인력을 내보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이후 불거진 혐한 정서로 판매난에 시달리는 북경현대 역시 마찬가지. 최근 창안포드와 비슷한 인력을 정리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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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경기 하강의 분위기가 살벌한 양상으로 변하자 선제 대응에 나서는 대기업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업체는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징둥(京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불황에 대비해 고위 관리직 10% 정리 방침을 확정했다. 징둥의 이런 선제 대응은 앞으로 라이벌 업체인 알리바바를 비롯해 바이두(百度), 텅쉰(騰訊) 등 초우량 기업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감원 열풍의 후폭풍은 안면 인식 기술 분야의 독보적 기업인 쾅스(曠視)에도 미치게 됐다. 업계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15% 감원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명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인 저우잉(周穎) 씨는 “지금 경기가 나쁜 것은 사실이다.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도 일단은 생존을 염려해야 할 정도다. 그렇다면 가장 손 쉬운 생존 방법은 감원 이 외에는 없다”면서 현재 기업들의 감원 열풍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채용 시장이 활황 국면을 보인다면 그것도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실제 대부분 기업들이 예년에 비해 대폭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계획된 인력 충원을 취소하고 있다. 광둥성 선전의 의료장비 제조업체 마이루이(邁瑞)의 갈팡질팡 행보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최근 전국의 50개 대학 졸업생 485명을 채용했다가 1주일 만에 절반을 해고한 후 여론이 나빠지자 다시 받아들이기로 한 것. 분위기를 보면 조만간 이들을 포함한 직원들 상당수가 다시 백척간두의 위기로 내몰릴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중국 기업들이 감원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사실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대부분 기업들의 화두가 이른바 ‘훠샤취(活下去·생존)’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세기 진입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진 호황기에 대대적 인력 확충에 나선 행보 역시 이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향후 중국 경제는 상당 기간 동안 좋아질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기업들의 감원 열풍 역시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