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수료율 인상 근거자료 수차례 요청…카드사 명확한 자료 제시 못해"
BC·NH농협·현대·씨티카드, 기존 수수료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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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신한카드 등 5개 카드사와 계약 해지를 결정하고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0일부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카드사에 통보했다. 다만 유예기간과 해지 이후라도 카드사들이 요청할 경우 수수료율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 및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제25조의4에 따르면 가맹점수수료율은 객관적이고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근거자료를 바탕으로 정해야 한다. 또 가맹점 표준약관 17조에 따르면 가맹점은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상했을 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약 해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카드사들에게 수수료율에 대한 근거자료 제시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카드사들은 1일부터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 답변으로만 일관했다”며 “고민 끝에 일부 카드사 계약 해지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주일의 유예를 두고 10일부터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주 동안 자동차 구매 고객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최대한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각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등 자동차 업계는 카드사들이 무분별하게 수수료율을 올린다면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고스란히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2.5%를 기록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 이후 가장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1.4%에 그쳤다. 이는 총자산이익률이 1.88%로 알려진 신한카드의 이익률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른 자동차 기업들은 상황이 더 심각한 상태다. 한국GM은 4년간 총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군산공장 폐쇄 및 판매 급감으로 인해 실적이 더 악화됐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쌍용차도 2017년 1분기 이후 8분기째 적자를 기록 하는 등 카드수수료율 인상은 자동차 업계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GM 등도 일방적으로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 받고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1월말 카드사들로부터 카드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받고 두 번에 걸쳐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했다. 수수료율 인상에 대한 납득할만한 자료를 토대로 합리적인 수수료를 책정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2월 한달간 인상 근거에 대한 명확한 자료와 설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게 현대차 측 입장이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카드사의 적격비용에 따라 산정되고 적격비용은 △자금조달 비용 △위험관리비용 △마케팅비용 △거래승인·매입정산 등 비용 △일반관리비용으로 이뤄진다. 올해 적용될 적격비용의 토대가 되는 2015~2017년에는 카드사들의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연체채권비율이 감소하는 등 인상요인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다.
각 카드사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3년 평균 조달 금리는 4.29%(2012~2014년)에서 2.80%로 1.49%포인트(p) 낮아졌고, KB국민카드도 2.67%에서 1.77%로 0.9%p 하락했다. 이와 함께 신한·KB국민·삼성 등 주요 카드사의 연체비율 또한 감소한 상태다.
마케팅 비용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카드사와 자동차사의 제휴 마케팅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자동차사의 매출 증대에 기여한다는 근거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도 자동차 업계의 주장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카드사의 마케팅 때문에 선택 차종을 바꾸거나 브랜드를 바꾸는 사례를 들어본 적 없다”며 “오히려 카드사들이 건당 최대 수천만원까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자동차고객을 유치하려고 자체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카드사의 매출 증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자동차사가 부담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제안을 수용한 BC카드·NH농협카드·현대카드·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적정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협상에 나선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상황도 녹록치 않지만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 입장을 감안, 합리적인 수수료를 책정하기 위한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아차도 BC카드·NH농협카드·현대카드와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하며 협상을 진행하는 한편 신한카드·KB국민카드·삼성카드·롯데카드·하나카드와 11일부로 계약을 해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