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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힘 과시한 2019 재계 주총, 긴장 속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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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19. 04.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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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정기 주주총회의 주인공은 단연 ‘국민연금’이었다. 조양호 회장을 대한항공 대표이사 자리에서 끌어내리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기업에 경종을 울렸다. 압박의 영향인지 이사회에서 물러난 오너 일가가 속출하면서 국민연금의 강력한 의결권과 그 여파가 새삼 주목 받았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및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3000여개의 회사가 주주총회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12월 결산 정기주총이 사실상 막을 내렸다. 12월31일 결산에 맞춰 사업보고서를 90일 안에 제출해야 하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결과다.

이번 주총은 대통령으로부터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특명을 받은 국민연금의 독무대였다. 지난달 27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주총에서 국민연금 반대로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부결되면서 대표이사로서의 경영권을 박탈 당했다. 국민연금이 거수기 오명을 벗는 순간이었다.

그런가 하면 국민연금은 미국계 펀드 엘리엇의 과도한 배당 요구로 표 대결을 벌여야 했던 현대자동차에는 국민연금이 방패막이가 돼 주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정부 산하 연기금이 사회적 이슈가 있는 재벌을 징계할 수 있다는 사회적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기업 경영에 간섭하는 정부 입김이 커지고 있어 우려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8일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주총을 앞두고 그룹 내 모든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 불거진 회계 논란이 핵심이지만 전날 ‘조양호 쇼크’와 완전 무관치는 않을 것이란 게 재계 시각이다. 국민연금이 앞서 보여준 행보가 정부의 의지라면, 결국 산업은행 등과 경영정상화를 논의해야 하는 상황에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다.

국민연금 이슈와는 별개로 주요 기업들은 이사회를 재편하며 경영에 변화를 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서 경영전면에 나섰고 기아차와 현대제철의 사내이사에도 선임됐다. 현대제철은 포스코 출신 안동일 사장에게 회사경영을 맡겼다. SK㈜는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했다. 이 영향으로 최태원 회장은 이사직은 유지했지만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후임 의장을 맡게 됐다.

LG그룹에선 권영수 ㈜LG 부회장이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의 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그룹 핵심으로 떠올랐다. 파격적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한 LG화학은 박진수 부회장 체제에서 3M 출신 신학철 부회장 체제로 전환했다. 한화그룹의 경우 지주회사격인 ㈜한화의 새로운 사내이사로 금춘수 부회장이 가세했다. 금 부회장은 특히 그룹 전반을 관리하는 지원부문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김승연 회장의 친정체제가 강화됐다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 주총은 대우조선 인수 반대에 나선 노조로, 두산중공업은 자금난에 빠진 자회사 두산건설 지원에 대해 질타하는 주주들의 목소리로 시끄러웠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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