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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사태와 비교하면 이번 갤럭시 폴드 불량 문제는 출시전 상황을 인지하고 빠르게 대처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같은 리콜 등에 따른 대규모 금전적 피해는 줄였지만 이미지 실추는 갤럭시노트7 못지않게 클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출시일을 잡아놓고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을 엄중히 여기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가장 곤혹스러운 사람은 고 사장일 듯합니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개화시킨 이후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제품 불량으로 문제가 됐던 것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에 이어 갤럭시 폴드가 두 번째입니다. 공고롭게도 이 두 제품을 직접 소개한 사람이 고 사장이기 때문입니다.
고 사장은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갤럭시S10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폴드를 직접 들고 제품 혁신성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2016년 8월 갤럭시노트7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노트7을 오른손으로 들어 올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고 사장은 갤럭시 폴드를 소개하며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로 스마트폰 시장의 신영역을 열었다는 점을 강조했죠. 당시 고 사장은 “갤럭시 폴드는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폰’이라는 새 카테고리를 여는 제품”이라며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약 8년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고 ‘이 정도면 준비됐다’고 판단·공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갤럭시S10 언팩 행사였지만 세계의 눈은 갤럭시 폴드에 집중됐습니다. 국내 인터넷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가 갤럭시S10이 아닌 갤럭시 폴드였을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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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초기부터 설계의 구조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시장에서는 갤럭시 폴드 출시가 생각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부품 불량 여부를 떠나서 완성품만큼은 불량을 인정한 셈입니다.
갤럭시노트7 사태 당시 고 사장은 “마음이 아플 정도로 큰 금액”이라며 당시 출하된 250만대에 대한 리콜을 공식발표하며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출시전 문제점을 발견해 글로벌 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 듯 합니다.
다만 불량을 최소화하고 초일류기업을 목표로 해온 삼성전자 입장에서 이번 사태는 뼈 아픈 상황입니다. 삼성전자에게 ‘불량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하고 ’애니콜‘을 성공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킨 것도 불량에 대한 그룹 차원의 인식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1993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라고 강조한 프랑크프루트 선언 이후, 삼성전자는 일류기업으로 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습니다. 1995년 이 회장은 애니콜 불량률이 급증하자 애니콜 15만대(약 500억원)를 불에 태워 버리며 불량제품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습니다. 이 시기부터 삼성전자에게 불량은 용인될 수 없는 단어가 됐습니다.
2013년 삼성 신경영 20주년 만찬 행사에서 상영된 영상을 통해 당시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500억원 어치, 내 자식같은 무선전화기가 다 타들어가는데…내 몸이 타는 것 같았습니다. 그 화형식이 계기였습니다. 우리 가슴 속에 있는 불량에 대한 안이한 마음을 털끝만큼도 안남기고 다 태워버렸습니다. 새로운 출발이었죠”라며 “(갤럭시 등 최근 무선성과 이미지) 지금의 삼성은 거기서 시작된 겁니다”라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의 머릿속에서 사라졌던 불량이라는 단어를 끄집어 낸 계기가 된 것이 갤럭시노트7과 갤럭시 폴드가 된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문제를 빠르게 파악해 불량이 없는 제품을 최대한 빨리 시장에 내놓을 것입니다. 그것이 한달이 될지 아니면 올해 연말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8년을 공을 들여 개발한 제품을 그냥 포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지금까지 세계를 주름 잡은 제품을 수도 없이 내놓은 저력을 생각하면 그 시기는 더욱 빨라 질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로 ‘기술의 삼성’이라는 프라이드에 다시 한번 금이 간 것을 회복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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