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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만찬 자리에서 정부 고위관계자가 지난해부터 잇따른 화재로 국정감사에서 두들겨 맞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ESS는 남는 전기를 저장 시켜놓고 필요할 때 꺼내쓸 수 있는 초대형 배터리로 보면 됩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일본과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는 배터리업계 선두주자입니다. 2년여 전 정부는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라 태양광·풍력발전을 급격히 늘리기 시작했고 간헐성 극복을 위해 이에 맞춘 ESS 보급 속도전을 벌였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1년반 동안 발생한 20여건의 화재입니다. 정부가 소집한 ESS 분야 학계·연구소·시험인증기관 등 19명의 전문가가 총 23개 사고현장에 대한 조사와 자료분석, 76개 항목의 시험실증에 들어갔고 결론은 4가지 이유에 따른 복합적인 원인이라 발표했습니다. LG화학·삼성SDI 등은 즉각 고강도 안전대책을 내놨지만 사회 각 계에선 여전히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 없다로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 이순간에도 보다 안전한 소재·부품이 연구·개발되고 있고 2중 3중의 안전장치가 마련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가차원의 관심이 불러 온 효과입니다. 잘 이겨내기만 하면 세계 1위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성장통이라는 시각이 그래서 나옵니다. 국내 화재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기업들의 해외 ESS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SS 화재를 막아낼 수 있다면 이보다 작은 전기차배터리의 안전성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나옵니다.
실패의 역사는 더 유익한 축적의 시간일 수 있습니다. 많이 실패할 수록 데이터는 견고해집니다. 향후 5년 내 시장이 재편되고 경쟁력을 갖춘 극소수 기업만이 살아남아 업계를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지금, 앞선 경험으로 내성을 갖춘 곳은 우리가 유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달 국내에서 연구·개발된 ESS 안전관련기술을 국제표준화 기구에 제안해 신규 프로젝트로 채택되는 성과를 냈습니다. 우리 ESS 비상전원 적용 가이드라인이 국제표준안에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우리 ESS 안전 기술력이 글로벌 기준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해외 기업들은 자사 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쉬쉬 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전언입니다. 우리 기업들은 숨길 게 아니라 당당하게 고민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길로 업계를 선도해야 합니다. 5년 후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설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