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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군 실세 제거, 북의 고강도 도발 자제 요인...북, 핵 개발 강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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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1. 0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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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북, ICBM·핵실험 도발 잠시 중단 사유"
WP "트럼프 '화염과 분노', 단순한 엄포 아님 입증"
AP "북, 레드라인 넘는 행위 망설에게 해"
북 핵무기 '안전판' 믿음 강화...비핵화 협상 무력화
APTOPIX Iran Soleimani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자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북한 체재 보장의 ‘안전판’으로 여기는 핵에 집착해 북·미 협상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분석했다. 사진은 7일(현지시간)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 모습. 장례식에 군중이 몰리면서 최소 56명이 압사하고, 213명이 다쳐 안장식이 연기됐다고 이란 국영 IRINN 방송이 보도했다./사진=케르만 AP=연합뉴스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제거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자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북한 체재 보장의 ‘안전판’으로 여기는 핵에 집착해 북·미 협상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분석했다.

◇ 미국, 이란 군부 실세 제거, 북한의 고강도 도발 자제 요인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가셈 솔레이마니의 죽음에서 김정은이 얻는 교훈’이라는 기사에서 “솔레이마니를 죽이는 결정으로 (북핵 협상에) 주름살이 늘어났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항상 엄포는 아니라는 게 드러남으로써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 시험과 같은 도발을 고려하고 있더라도 이를 잠시 멈추게 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왜 북한의 국영 매체는 미국의 솔레이마니 살해를 좀처럼 언급하지 않았는가’라는 기사에서 “김정은의 앞에는 위험요인들이 있다”며 “트럼프의 솔레이마니 살해 결정은 그의 나라의 핵무기 개발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확신을 주는 동시에 미국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를 이야기할 때 그것이 단순한 엄포만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줬다”고 전했다.

AP통신도 솔레이마니 살해가 북한이 시험발사 재개 등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를 망설이게 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스타일의 벼랑 끝 전략이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한 ‘레토릭(수사)’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남으로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하여금 ICBM 시험발사 등의 도발을 재고하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브 국민대 교수는 WP에 “이(솔레이마니 제거)는 북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공허한 호전적 대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호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한 사진./사진=연합뉴스
◇ 북한, 핵무기 ‘안전판’에 대한 믿음 강화

아울러 전문가들은 솔레이마니 제거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CNN에 솔레이마니 살해는 핵 억제력을 확대하려는 북한의 결심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핵 보유로) 북한은 만약 지도자에 무슨 일이 생길 경우 확실히 비용을 부과하겠다고 협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국방부 관리였던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솔레이마니 제거는 근본적으로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김 위원장으로서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무인기 공격을 명령할 거라고 생각된다면 언제라도 핵단추를 누를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을 더 크게 느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나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의 비참한 최후를 곱씹으며 자신들의 운명을 이라크·리비아와 다르게 만든 유일한 것이 핵무기라는 믿음을 가져온 북한으로선 이번 사건을 보며 그러한 생각을 더욱 굳힐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북·미가 전쟁으로 향하는 듯했던 2017년 여름 백악관 내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일련의 제한된 타격에 나설 경우 김 위원장의 끈질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뒷얘기도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의사결정자들은 북한에 ‘코피(bloody nose) 전략(제한적 선제타격론)’이나 장성 ‘참수작전’ 등 군사 옵션을 쓰기 전에 숙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WP도 이번 사건이 북한 입장에서 지난 2년간의 잠정적 대미 외교가 실패로 귀결됐다는 김 위원장의 결론을 강화해주는 동시에 수십 년 전 이뤄진 핵 억지력 개발 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입증해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WP는 북한은 솔레이마니 살해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체제 전복 시도로 간주하고 있어 그만큼 비핵화를 거부하고 체제 생존을 위한 ‘전략적 억지력’ 추가 향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문가의 견해도 소개했다.

AP통신도 ‘북한의 대(對)이란 공격은 북한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사건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더욱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이란 간 긴장이 이미 사라져가고 있는 비핵화에 대한 희망을 더욱 약화하는 동시에 체제보장의 가장 강력한 안전장치로서의 핵에 대한 집착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AP는 전했다.

북한이 당장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자극 행위를 멈출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번 공격을 북한의 침략에 맞서는 억지력으로서의 핵무기 강화 필요성을 합법화해주는 명분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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