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올라앉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에 따른 타격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한 항공복합기업 하이항(海航·HNA)그룹이 조만간 본사 소재지인 하이난(海南)성에 인수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인수된 이후에는 구조조정을 거쳐 주력 기업인 하이난항공 등이 매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상 도산함으로써 공중분해된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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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성 정부에 인수된 후 주력 기업이 매각될 것으로 보이는 HNA그룹의 본사 전경. 빚으로 그룹을 키워왔으나 한계에 직면하고 말았다./제공=HNA그룹 홈페이지.
중국 재계 정보에 밝은 소식통의 1일 전언에 따르면 HNA그룹은 1993년 민항국의 직원이었던 왕젠(王健)과 천펑(陳峰)이 여객기 4대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막대한 차입을 통한 이른바 규모의 경영을 통해 엄청나게 몸집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둘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었다. 무엇보다 4위 민영 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을 포함, 톈진(天津), 홍콩항공 등 14개 항공사와 약 900대의 항공기를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사업도 항공 외에 부동산, 호텔, 물류 등의 분야로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총 자산만 1조2300억 위안(元·209조 원)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부채도 빛의 속도로 폭발했다. 2020년 2월 기준의 순 부채만 7500억 위안에 이르게 됐다. 무려 60% 대의 부채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자산 속에 들어 있는 빚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이를 자산에서 제외할 경우 순 부채 비율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완전 경영 상태가 엉망진창이었다고 해도 좋지 않나 보인다. 하기야 그랬으니 최근 들어 직원들 임금도 밀리기 시작했다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듯하다. 왕젠 전 회장이 2018년 7월 프랑스의 한 관광지에서 실족사한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여기에 최근에는 주력 업종인 항공 사업이 코로나19 사태로 치명타를 입은 것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쳤다. 파산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줄을 이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지난 달 중순까지만 해도 중앙 정부가 인수, 구조조정한 후 주력 기업을 매각하는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인수 주체는 하이난성 정부가 됐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HNA의 부채 규모가 엄청난 만큼 구조조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완전 빈껍데기는 아닌 만큼 구조조정이 잘 이뤄진다면 주력 기업들은 나름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차입 경영을 통한 대마불사라는 불후의 진리를 신봉했을지 모를 왕젠 전 회장이 지하에서 땅을 칠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