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속 '히트플레이션'에 촉각
팜유·설탕 등 원재료 인상에 부담↑
커피 인상 이어 라면·과자 등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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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물가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올해 들어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도 3.3% 상승했다.
최근 미국의 물가 재상승 우려와 기준금리 인하 지연 전망은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배경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수입 원가 부담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원가 상승 압력은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5월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2.6%,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 설탕 가격지수도 전월 대비 7.5% 반등했다. 국제 백설탕 가격은 6월 중순 기준 톤당 440달러대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7%가량 올랐다.
원두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에도 파운드당 270~380센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평년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식품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원두 가격 상승 여파는 커피업계에서 먼저 나타났다. 메가MGC커피는 지난 19일 일부 음료 가격을 200원 인상했고,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스틱커피와 믹스커피 가격을 4~15% 올렸다. 커피빈도 스틱커피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특히 로부스타 원두를 사용하는 동결건조 커피와 믹스커피 제품은 원재료 가격 변동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품목으로 꼽힌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익성 보전과 품질 유지를 위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원두와 설탕, 우유, 포장재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며 "당장 추가 인상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원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 압력은 커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곡물과 팜유, 설탕 등을 사용하는 가공식품 업계 전반으로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
라면과 과자 업계도 고민이 깊다. 정부의 물가 안정 요청에 따라 가격을 인하하거나 인상 시기를 늦춰왔지만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가 부담이 상당하지만 현재로서는 내부적으로 감내하고 있다"며 "가격 인하 조치의 영향이 2분기 실적에도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제품 가격 인상은 제한적이지만 최근 출시되는 신제품에는 높아진 원가가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년보다 빠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flation)'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폭염과 집중호우가 농산물 작황 부진과 축산·수산물 생산 감소로 이어질 경우 밥상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자산시장 회복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주식시장 강세로 가처분소득이 늘어난 일부 소비층이 소비를 확대하면서 고가 상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한국마케팅학회장)는 "최근 주식시장 상승으로 소비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일부 집단에 집중되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며 "고가 명품이나 프리미엄 식품, 고급 커피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해당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의 영향이 생활필수품에 국한되지 않고 소비 여력이 있는 계층의 프리미엄 소비 시장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명품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샤넬과 루이비통, 디올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올해 들어 주요 제품 가격을 5~10% 안팎 인상했다. 백화점 업계 역시 명품을 중심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물가 흐름의 최대 변수로 환율과 국제유가, 기상 여건을 꼽는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데다 폭염과 집중호우까지 겹칠 경우 식품·외식·유통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압력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