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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채용비리에 CEO도 ‘유죄’…신한·하나은행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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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0. 03.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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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을 휩쓴 채용비리에 연루됐던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에 대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CEO가 결국 채용비리와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아직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인 다른 은행들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1월 이 전 행장은 채용비리에 연루된 4대 시중은행장 중 처음으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2심에서 징역 8개월로 형량이 줄었고 대법원은 2심에서의 판결이 타당하다며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아직 채용비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금융사 경영진으로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행장 재직 시절 발생했던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조 회장은 지난 1월 1심 재판 결과 업무방해(채용청탁)는 일부 유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은 무죄라는 판결을 받았고 이에 따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를 받았습니다. 조 회장은 이에 대해 항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함 부회장은 아직 1심이 진행 중입니다.

조 회장과 함 부회장 측은 입을 모아 ‘이광구 전 행장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들은 최고경영자(CEO)가 채용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소명하고 있습니다. 이 전 행장은 채용 과정에서 지시를 했던 증거가 확실했지만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CEO가 채용에 직접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겁니다. 때문에 많은 증인이 소환됐고, 재판 절차도 길어졌습니다.

이 전 행장의 경우 청탁 명단을 따로 관리하는 등 직접적인 지시의 증거가 드러나면서 재판 진행이 상당히 빨랐습니다. 검찰 기소부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만 2년이 좀 넘게 걸렸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판결문에 따르면 CEO였던 이광구 전 행장의 유죄 판결에는 ‘관여 정도’ 뿐만 아니라 공정성을 침해한 것 자체에 대한 지적이 나왔습니다. 은행이 공공성이 큰 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한 판결입니다.

재판부는 이 전 행장의 유죄를 인정한 배경으로 다른 지원자들과 취업준비생들에게 좌절과 배신감을 주고 사회 전반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시각이 진행중인 조용병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의 재판에도 적용된다면 이들 역시 부정한 채용이 단행된 때에 경영총책임자였던 만큼 법원이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신한금융의 경우 1차 판결에서 조용병 회장이 집행유예 형을 받으면서 한 시름을 덜었지만 2심 판결에서 구속 이상으로 형량이 올라가게 되면 문제가 커집니다. 그룹 수장이 부재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나금융의 경우에는 함영주 부회장이 현재 미등기임원이어서 타격은 덜하지만 역시 구속 이상 형을 받으면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가 사라지게 됩니다. 두 금융사가 이광구 전 행장의 최종 결심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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