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통한 우회 증자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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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인터넷은행의 대주주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전날 금융소비자보호법과 패키지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본회의에서 찬성 75표, 반대 82표, 기권 27표를 얻는데 그치면서 부결됐다.
이번 특례법 개정안은 ICT기업의 인터넷은행 대주주 심사 요건 중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KT는 은산분리법 완화로 케이뱅크 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지만, 과거 담합 혐의가 발목을 잡았다.
현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상 공정거래법과 조세범특별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대주주로 올라설 수 없다. 앞서 KT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됐다. 때문에 지난해 1월 계획했던 케이뱅크에 대한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논의도 중단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총자본은 5091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1세대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의 3분의 1도 안되는 규모다. 자본이 부족한 케이뱅크는 여신 상품 판매는 대부분 중단하고 수신상품 금리도 낮춘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벌써 1년 가까이 지속됐다는 점이다.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건전성도 위협받게 돼 은행 존폐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85%였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유상증자로 BIS비율은 13%까지 끌어올렸다. BIS비율이 10%를 하회하면 은행은 배당 제한을 받고, 8%를 밑돌면 금융당국은 경영개선 조치를 권고하게 된다.
이에 케이뱅크는 하루 빨리 다른 자본 확충 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KT의 자회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증자를 하는 방법이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금융지주회사법상 자회사 주식을 50% 이상 갖거나 5% 이내로 보유해야 해 지분을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넘기려고 했다. 하지만 한투증권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적 있어 손자회사인 한투밸류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을 택했다.
법제처는 카카오뱅크의 사례에서 실제로 주식을 보유한 회사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으면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유권해석이 케이뱅크에도 적용된다면 KT 자회사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없으면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실질적으로 대주주를 변경해야하기 때문에 기존 주주를 설득해야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케이뱅크는 주주구성이 카카오뱅크에 비해 복잡하기 때문에 주주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현재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는 우리은행(13.79%), KT(10%), NH투자증권(10%), IMM프라이빗에쿼티(9.99%), 한화생명(7.32%) 등으로 다양하다. 현재 주요 주주사들은 “아직 KT와 다른 자본확충 방안 등이 논의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이사회 등에서 추가로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 인터넷전문은행 자체가 ICT 기업의 투자로부터 시작된 사업인데 추가로 투자를 할 기회가 막혀있다”며 “새로운 ICT기업이 참가하지 않는 이상 케이뱅크의 경영 정상화가 어려운데 투자를 할 만한 기업들도 과도한 규제로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 부족 상황을 해결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자본을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