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이제 거의 종착점에 이르렀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보건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발표대로라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대륙 내 신규 환자가 연 이틀째 0을 기록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때문에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 언론과 당국은 코로나19의 청정국가가 됐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강조하면서 국가적 위기를 벗어났다는 여론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물론 그렇더라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사실도 잊지 않고 적시하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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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가 18일부터 0이 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의 그래픽. 청정국가가 됐다는 사실을 주위에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 그대로 엿보인다./제공=런빈르바오.
코로나19 상황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0일 전언에 따르면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이런 언론과 당국의 주장에 냉소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누리꾼들은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더욱 적극적으로 현 상황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오피니언 리더들도 없지 않다. 바로 스타 판빙빙(范冰冰·39)의 탈세 사건을 세상에 까밝힌 유명 앵커 출신 교수이자 시민운동가인 추이융위안(崔永元·57)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당국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말을 들은 데에 대한 충격 탓인지 본인이 직접 사망자의 명단을 취합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대륙에서 처음으로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은 19일에도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한 병원에 무려 20여명의 환자들이 신규로 입원했다는 소문이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누리꾼인 린(林) 모씨는 “사망자가 중국보다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의 상황을 보면 지금 당국이 발표하는 피해 정도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당국이 숨기는 것이 없는지 의심하는 것은 괜한 자세가 아니다”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국이 확진 환자 수를 0으로 만들기 위해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 일대의 위험 지역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소문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닌가 보인다. 현재 SNS를 통해 거의 사실처럼 번지고 있다. “당국은 어떻게든 상황이 진정됐다는 방향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하지만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우한 출신 베이징 시민 왕보(王博) 씨의 주장은 이로 볼 때 결코 괜한 게 아닌 듯하다. 중국이 진짜 코로나19 청정국가가 되려면 무엇보다 자국민들이 당국 통계에 대한 가지는 불신의 벽을 넘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