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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재난지원금 기부 놓고 눈치보는 금융권...“관제기부 말고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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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0. 05.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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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써야지 왜 기부를 합니까. 지역 경제 살리자는 취지에도 맞지 않습니다.”

최근 금융권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을 기부하는 행태가 유행처럼 번져가는 모습을 본 한 금융권 고위 인사가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한 말입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되자 내수를 살려 영세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정부 재정 부담을 줄인다는 이유로 기부를 할 수 있도록 하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정부 고위 관료들이 일제히 재난지원금을 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기부 행렬이 확산되자 금융권도 동참하고 있습니다. 농협은 임직원 5000여 명이 재난지원금을 기부한다고 발표했고, 메리츠금융 임직원 2700여명도 기부에 참여키로 했습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BNK금융 등은 본부장급 이상 주요 임원과 경영진이 재난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습니다. 개인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사가 기부를 결정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도 난감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금융당국 수장들이 기부에 나선 만큼 금융권도 눈치를 안 볼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정부의 말 없는 압박과 직원들의 불만까지 겹쳐 있는 난처한 상황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재난지원금 기부 행렬은 본래의 정책 취지마저도 무색하게 합니다. 재난지원금을 기부하면 국고에 다시 들어갈 뿐 소비 진작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상황에 놓인 서민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원칙마저 무너뜨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재난지원금이 ‘관제기부’로 전락하지 않고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려면 기부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임직원들에게도 소비를 독려해야 합니다. 기부도 아름답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재난지원금 기부가 그런 모습입니다. 지역경제를 위해 재난지원금을 적극 써달라고 호소한 최문순 강원지사의 말을 정부 고위 관료도 금융권 경영진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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