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장 손발 묶는 '옥상옥' 구조
4대금융과의 경쟁 저해요인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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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그룹의 위상은 김광수 회장 취임 전후로 나뉜다. 국내 금융그룹은 김 회장 취임 전까지 4대 금융그룹만 있었다. 농협금융이 이 자리에 들어가기엔 실적 등 여러 면에서 많이 부족했다. 하지만 김 회장이 지주 회장으로 올라선 이후 농협금융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1조원에도 못 미쳤던 그룹 순익은 김 회장 취임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갈아치우며 우리금융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아직도 신한금융과 KB금융 등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금융그룹과는 큰 격차를 보인다. 자산 규모에선 이미 우리금융에 앞서 있지만 수익성에선 여전히 뒤처져 있다.
그룹 지배구조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김 회장은 지주 회장이면서도 자회사 최고경영자 등 주요 임원 인사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자신과 손발을 맞춰 그룹 경영에 나설 인사들을 직접 선택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인사권에는 농협중앙회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2016년 3210억원, 2017년 8598억원, 2018년 1조2189억원, 2019년 1조77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대규모 부실 사태를 겪은 조선·해운업에 대한 빅베스(Big Bath)를 단행한 2016년 순익이 전년보다 20%가량 줄었지만,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한 이후 한 차례도 1조원대 순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김광수 회장이 2018년 취임하면서 농협금융은 달라졌다. 2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고, 지난해에는 2조원 문턱까지 오르며 우리금융을 바짝 뒤쫓았다. 김 회장이 수익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비롯해 글로벌 공략·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면서 농협금융이 5대 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하게 드러냈다.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신한금융과 KB금융 등과는 1조원 이상 격차가 났고, 자산 규모가 작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보다도 못한 실적이었다. 올해 1분기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신한금융과는 3배 가까이 벌어졌고, 우리금융과 비교해도 50% 이상 차이가 났다. 자산을 키우며 몸집을 불렸지만 수익성은 4대 금융과 경쟁하기엔 갈 길이 멀었다.
실적뿐만 아니라 지배구조에도 한계를 보였다. 농협금융은 은행과 생·손보, 증권, 캐피탈 등 주요 자회사 CEO를 선임하는 임원추천위원회를 수차례 개최했지만,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농협중앙회 회장의 의중이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점도 김 회장 운신의 폭을 좁게하는 이유다. 김 회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성희 중앙회장이 취임하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효율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인재 풀(POOL)을 구성하지 못하고, 중앙회 회장 입김에 따라 인사가 좌지우지되고 있어 경영 연속성과 금융 전문성에 한계를 가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