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키운 온라인 채널 효과
재고 오히려 줄어든 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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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패션기업의 재고자산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만 온라인 채널을 키워온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재고자산이 줄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다른 업체에 비해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패션기업 상반기 매출 9.8% ‘뚝’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패션 상장사(LF·신세계인터내셔날·한섬·F&F·인디에프)의 올해 상반기 매출 총계는 2조 36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다.
LF의 상반기 매출은 7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도 9% 감소한 6105억원을 기록했다. 인디에프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4%나 줄어든 756억원에 그쳤다.
패션기업들은 시장 침체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재고자산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다. 한섬의 상반기 재고자산은 46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었고, 인디에프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568억원대의 재고자산을 보유했다. F&F도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690억원이었다.
재고자산 증가는 오프라인 채널의 판매 부진 영향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백화점·가두점 판매가 급감한 것이다. F&F의 MLB는 중국인 관광객이 면세점에서 즐겨 찾는 브랜드다. 한섬의 주력 브랜드인 타임·타임옴므·마인·시스템 등도 백화점이 주요 채널이다. 5~6월 ‘동행세일’ 영향 등으로 판매가 반짝 늘었지만 2~4월의 부진이 재고자산으로 남은 것으로 보인다. 각 브랜드마다 봄·여름 상품 세일에 한창이지만 외출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수요 자체가 줄었다.
패션 기업들이 최근 5년간 높여온 재고자산회전율도 올해는 떨어질 전망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생산·매입한 제품·상품을 얼마나 빨리 판매하는지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숫자가 클 수록 더 빠르게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반대로 재고자산 회전율이 떨어지면 회사의 부담이 커진다. 의류는 유행이 빠르게 변해 재고를 장시간 보유할수록 처분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패션기업들이 파격 세일, 프로모션 등으로 재고 줄이기에 총력을 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한섬은 2015년 2.33회(자산회전일 156.41일)였던 재고자산회전율을 지난해 3.00회(121.81일)까지 끌어올렸지만 올해는 3.00회가 깨질 가능성이 높다. F&F의 재고자산 회전율은 2015년 3.49회(104.68일)에서 지난해 5.43회(67.16일)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하반기 소비가 회복되지 않으면 5.00회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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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재고자산이 줄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LF의 상반기 재고자산은 3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나 줄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상반기 재고자산은 2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온라인 채널 강화다. LF는 ‘LF몰’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S.I.빌리지’을 수년전부터 키워왔다. LF몰과 S.I.빌리지는 자사 제품 뿐만 아니라 외부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
LF는 2015년 의류 온라인 쇼핑몰 트라이씨클을 인수해 온라인 채널을 강화했다. LF몰에서 프리미엄 의류와 명품, 주얼리, 생활용품 등을 판매한다면 하프클럽·보리보리에서 가성비 높은 의류를 선보이는 식이다. S.I.빌리지는 해외 명품, 백화점 의류 브랜드, 화장품 등 폭 넓은 제품 군을 자랑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한 브랜드 외에 여러 브랜드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대형 온라인몰을 보유해 자사 정책대로 판매, 마케팅을 집중해 재고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사 제품만 판매하지 않고 포털형 쇼핑몰로 키운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직접 판매(D2C)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타깃 광고는 온라인 직판매를 키우는 원동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