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면전환 노린 억지주장 명백히 확인"
소송 내 패소한 SK이노 항소 뜻 밝혀
10월 ITC판결에 배상액 수조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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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상급심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이번 재판은 손해배상금 규모가 1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ITC 조기패소 판결에 따라 LG화학과 합의해야 하는 배상금 규모는 수천억에서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서다. 게다가 영업비밀 침해 관련이 아닌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와 관련된 소송이었던 만큼 ITC 최종 판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오는 10월까지 LG화학과의 합의점을 찾아야 하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모듈·팩 등에 대해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입장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일본 파나소닉과 중국 CATL 등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 힘을 쏟아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 간의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날 패소 판결을 받은 ‘LG화학의 부제소합의 위반 소송’과 관련 상급심에 항소할 방침이다. 이번 소송은 LG화학의 배터리 분리막 특허(KR310)를 두고 벌어졌다. 관련 특허를 두고 2014년 양사는 국내외에서 더는 쟁송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바 있는데, LG화학이 이와 동일한 미국 특허로 ITC에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부제소 합의를 파기했다는 것이다. 다만 법원은 1심에서 합의 대상특허가 한국특허에 한정된다는 점을 인정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2014년 맺은 양사간 부제소합의는 세라믹코팅분리막 특허에 대해 국내·외에서 10년간 쟁송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였다며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국내에 한정해 부제소하는 합의, 그것도 소송을 먼저 제기한 LG측의 패소 직전 요청에 의한 합의에 응할 이유가 없었으며, 이는 양사 합의의 목적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LG화학은 “법원의 이번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제소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닌 지난해 LG화학으로부터 제소당한 미국 영업비밀침해소송과 특허침해소송에 대한 국면전환을 노리고 무리하게 이루어진 억지 주장이었음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른 법적 분쟁에서도 SK이노베이션측 주장의 신뢰성에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배터리 분리막 특허를 두고 다퉜지만, 실상은 양사가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월 LG화학은 미국 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자 SK이노베이션은 같은해 9월 LG화학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고, LG화학도 특허침해 맞소송으로 대응했다. 이 때 LG화학이 제기한 소송 대상 특허 중 1건이 KR310의 미국 특허다.
SK이노베이션의 항소 방침에 따라 양사의 소송도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2월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국내에서의 재판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달 검찰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고소하기도 했다. 갈등이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ITC의 최종 판결 전에 양사가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다만 양측이 생각하는 합의금의 규모의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배상금으로 조단위를, SK이노베이션은 수천억원대를 각각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내 업체간의 소송전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국내에서 소모전을 벌이기보다는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LG화학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파나소닉과 CATL의 추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소송과 관련해 합의는 가능하나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이 제시돼야 한다”며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ITC와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 민사소송 등 배터리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한 법적 절차를 끝까지 성실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