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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카드 못 쓰는 삼성전자, 화웨이의 5G 영토 공략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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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중 기자

승인 : 2020. 09. 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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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 5G장비에도 치명적…빈자리 공략 중요해져
오너경영인 당근 제시 필요한 협상에서 큰 영향력 발휘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무케시 회장 방문 대표적 경영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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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5세대(G)통신장비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이 기회를 틈타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행보가 필수불가결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화웨이 장비의 우수성과 투자비용 때문에 교체를 망설이는 글로벌 통신사들을 설득하려면 의사결정 권한이 큰 총수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15일 본격화된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는 미국의 장비·소프트웨어·설계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반도체의 경우 미국 당국의 사전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제재는 화웨이 5G통신장비 판매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5G통신장비에서 통신칩은 필수 부품인데 미국 기술과 장비가 쓰이지 않는 통신칩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는 반도체는 물론 5G시장에서도 퇴출을 의미한다. 그간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앞선 5G기술과 가격경쟁력을 무기 삼아 5G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르에 따르면 지난해 5G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32.6%, 에릭슨 24.5%, 노키아 18.3%, 삼성전자가 16.6% 순이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로 노키아보다 기술력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에서 아직 화웨이의 상대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미국 정부의 반화웨이 정책에 동조하는 나라가 선뜻 화웨이 퇴출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더욱이 4G장비와 5G장비의 공급자가 다를 경우 호환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실제 화웨이 퇴출에 나선 캐나다 정부도 거의 2년 동안 화웨이 장비 교체 문제로 씨름 중이다. 화웨이 5G장비를 모두 교체해야 하는 캐나다 이동통신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전면 교체하는 데 필요한 10억 캐나다 달러(약 8900억원)를 보상해달라고 요구해서다. 캐나다 이동통신사인 텔러스는 화웨이 대신 에릭스·노키아·삼성전자를 공급자로 선택했다. 국제 수주경쟁에서는 ‘당근’도 제시해야 한다. 이 경우 최종 결정권자인 기업의 수장이 나서서 협상을 해야 설득력이 있다고 재계에선 말한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삼성생명 주전산시스템 기종 납품을 두고 HP와 IBM이 입찰경쟁을 벌일 때 이들 회사가 역으로 삼성 반도체를 구매하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며 “다른 나라들도 이런 협상 자리에선 의사결정 권한이 큰 오너경영자나 회장이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한국사회에서 총수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총수의 역할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후발주자였던 삼성전자는 1980년 미·일 반도체 치킨게임으로 공급 공백이 잠시 생겼던 기회를 놓치지 않아서 1위 업체가 될 수 있었다. 이때 무리한 투자라며 모두가 만류했지만 뚝심 있게 밀고 나간 것이 이건희 회장이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이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같은 삼성 반도체의 일등공신들도 이 회장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증언하는 게 현실이다.

이 부회장도 자신이 갖는 무게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인도 방문은 5G시장 공략을 위한 대표적인 경영행보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무케시 암바니 회장을 방문해 5G 관련 논의를 했다. 삼성전자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그룹 계열사인 릴라이언스지오의 4G네트워크 사업에서 이동통신 설비 공급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릴라이언스의 4G네트워크는 단일 국가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인도의 반중정서와 기존 실적을 바탕으로 릴라이언스그룹에 5G장비를 납품할 경우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다”며 “화웨이 퇴출이 시장논리가 아닌 외교논리로 작동한 걸 보면 총수가 미국 동맹국 통신사를 방문해 5G비즈니스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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