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대만은 수교를 맺고 있지 않음에도 공통점이 많다.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선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30여 년 전의 한중 수교로 북한은 중국, 대만은 한국으로부터 일종의 배신을 당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다고 해도 좋다.
바로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양측은 사이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 금세기 초에는 대만의 핵 폐기물을 북한으로 보내 처분하려는 시도를 한 적까지 있었다. 이런 관계 탓에 민간 교류도 적지 않았다. 2년 전에는 대만인 3명이 대북 제재 결의를 어기고 북한에 석유를 불법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당연히 처벌 대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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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항구에 정박 중인 북한 선박. 유엔 제재로 석유도 제대로 구입하지 못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아니나 다를까, 대만 가오슝(高雄) 검찰이 때늦은 감이 없지는 않으나 최근 이들을 테러방지법과 문서위조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8일 전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8년 4∼5월 사이 대만인이 선주인 파나마 선적의 상위안바오호에 실린 석유 약 170만ℓ를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 ‘백마호’에 최소한 두 차례에 걸쳐 몰래 옮겨 실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들은 감시를 피하기 위해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선박 대 선박’ 방식의 불법 환적을 했다는 것이 대만 검찰의 주장이다.
재판에 넘겨진 대만인 3명은 당연히 “영어를 하지 못했다. ‘백마호’가 북한 선박인 줄 몰랐다. 그래서 석유를 팔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석유를 판매한 영수증까지 입수해 기소했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재판에서 범행을 입증할 주요 증거로 채택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10월 상위안바오호를 제재 대상으로 추가한 바 있다. 모든 유엔 회원국 입항을 금지했을 뿐 아니라 자산도 동결했다. 이어 이듬해 8월에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역시 이 선박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당시 대만 외교부 역시 국제사회의 제재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12월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서 대북 유류 공급을 제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