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비교적 친중적 성향인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속으로 웃는 듯 보이나 기존의 미·중 관계는 급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지난 2018년 3월 막을 올린 무역전쟁으로 점화된 양국의 이른바 신냉전에 따른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된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한마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 기조는 바이든이 꾸릴 행정부에서도 큰 변화 없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바이든
0
조 바이든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내년 1월 20일 바이든이 임기를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양국 무역전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제공=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8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은 바이든이 민주당의 후보가 됐을 때부터 내심 상당한 기대를 건 게 사실이었던 것 같다. 아들 헌터 바이든이 골수 친중파인 점과 그가 “중국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에 나름 일말의 희망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가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유는 적지 않다. 우선 그가 4년 동안 상대한 경험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달리 예측 불가능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상대의 카드를 전혀 모르는 상태이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그가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신사적인 반면 꼼수 등을 통한 협상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부담스러운 대목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것은 역시 바이든이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채택한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보장’, ‘대만관계법 지원’, ‘중국의 인권탄압 대응’ 등의 정강 정책 등에 충실할 게 확실하다는 사실에 있다. 만약 진짜 원리, 원칙에 입각해, 트럼프 대통령처럼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정강 및 정책을 협상 카드로 삼지 않을 경우 상황은 심각해질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양보하지 못할 현안으로 충돌하면서 무역전쟁 종결의 희망이 더욱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대학 정치학과의 김인규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익 지상주의의 협상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으로부터 크게 얻어낼 수만 있다면 원리, 원칙을 일정 부분 양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바이든은 절대 그러지 않을 인물이다”라면서 중국이 더 괴로워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홍콩을 비롯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의 인권 문제를 바이든이 끈질기게 거론할 경우 양국의 신냉전은 상당 기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 때와는 달리 유럽연합(EU)이나 한국, 일본 등과의 동맹 관계를 복원, 압박해 들어올 경우는 더욱 난감해질 수 있다. 졸지에 글로벌 공공의 적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하는 오피니언 리더로 유명한 후시진(胡錫進) 환추스바오(環球時報) 총편집(펀집국장)이 최근 칼럼에서 “민주당 지지 세력은 대선 기간 중국을 향해 악랄한 태도를 보여왔다”라는 요지의 주장을 편 것은 이런 가능성을 간파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당정 최고 지도부가 내부 회의를 통해 대미 장기전을 준비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