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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체질 개선 주문한 신동빈 “생존이 목적인 회사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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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1. 01. 15. 06:00

사장단 비대면 회의서 쇄신 촉구
미래비전·차별적 가치 있어야 성장
전략에 맞는 투자·실행 강력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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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자체가 목적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주재한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고강도 쇄신을 주문하며 한 말이다. 롯데의 체질개선이 단순히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닌 ‘성장’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롯데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양대 축인 유통·화학업이 모두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올해도 실적 개선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신 회장이 계열사에 혁신을 강조하며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주문하는 배경이다.

14일 롯데에 따르면 이번 VCM은 ‘재도약을 위한 준비’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재도약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다각도에서 심도 깊게 이뤄져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이날 “코로나19로 그 어느 때보다 경영지표가 부진했다”고 사장단을 질책하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연간 매출 16조3321억원, 영업이익 2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난해 매출 12조2925억원, 영업이익 3632억원으로 각각 19%, 67% 줄어들 전망이다.

신 회장은 “우리의 잠재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위기 때 혁신하는 기업이 위기 후에도 성장 폭이 큰 것처럼, 올 2분기 이후로 팬데믹이 안정화에 들어갔을 때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을 위해서는 각 회사에 맞는 명확한 비전과 차별적인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이키를 예로 들면서 “단지 우수한 제품만이 아니라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의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며 다른 회사가 따라갈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도 롯데만의 브랜드파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한 셈이다.

그러면서 계열사들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중요하다고 꼽았다. 신 회장은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에겐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면서 “혁신적으로 변하지 못하는 회사들은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전 달성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실행력 제고를 주문했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며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EO들이 솔선수범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 롯데는 장기적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부터 점포 다운사이징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가고 있으며, 동시에 ‘롯데온’을 통한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사업가치를 키우는 동시에 고부가 스페셜티 사업 등을 확대해 나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칠성음료,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스마트팩토리 등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회장은 “우리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 달라”며 “저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 전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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