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14억 중국인들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구정) 분위기를 사라지게 했다. 최장 보름 가까이 이어지는 휴가가 전국 곳곳에서 시작됐으나 코로나19 방역에 진력하는 당국의 통제로 인해 관련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중국의 춘제는 춘래불사춘(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이례적 명절이 될 것 같다.
wang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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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을씨년스러울 수밖에 없는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한 아파트촌의 최근 저녁 풍경. 지나가는 주민은 하나도 없고 곧 춘제가 온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붉은 등들만 외롭게 내걸려 있다./베이징=홍순도 특파원.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에 비하면 최근까지 코로나19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의 유력지 신징바오(新京報)를 비롯한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재확산에 대한 우려 탓에 통제는 강화되고 있다. 중앙과 지방 정부가 경쟁적으로 춘제 기간에 귀향을 자제하고 가능하면 집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나 지방 정부에서 이른바 ‘주지궈녠(就地過年·현지에서 춘제 보내기)’에 적극 호응할 경우 보너스를 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무엇보다 이맘 때마다 전국 각지에서 연출되던 어마어마한 기차표 구매 행렬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심지어 귀향했다 돌아오는 이들에게 항문 검사 및 최장 28일의 격리를 강요할 예정인 베이징의 경우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가 고향인 거핀량(葛品良) 씨는 “베이징 위생 당국은 사실상 금족령을 내렸다. 현재 상황에서 누가 베이징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온 후 항문 검사의 수모와 1개월 간 격리되는 불편을 감당하려고 하겠는가?”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가 식을 조짐이고 무엇보다 인구이동의 억제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춘제만 바라봤던 여행업계가 한숨을 쉬고 있고,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춘제의 볼거리로 유명한 폭죽놀이를 비롯한 각종 민속공연 등 역시 올해에는 목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