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취재뒷담화] 현대차 새술 ‘아이오닉’, 코나EV 털고 새부대에 담아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222010012813

글자크기

닫기

최원영 기자

승인 : 2021. 02. 23. 06:00

현대차, 23일 아이오닉 5 세계 최초 공개
E-GMP 적용한 첫 전기차에 그룹 미래 걸려
여전한 코나EV 화재 이슈, 리콜로 씻어내야
최원영2
현대자동차가 23일 ‘아이오닉 5’를 세계 최초로 공개합니다. 해마다 있는 신차 출시이지만, 이번엔 결이 다릅니다. ‘E-GMP’라고 하는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적용해 만든 첫 ‘찐’ 전기차이기 때문이죠. 전문가들은 미래차 경쟁력 정수를 담은 아이오닉 5의 성공 여부에 그룹의 향후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읍니다. 비교한다면 현대차 원년 모델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모델인 ‘포니’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1974년 출시와 비교할만 합니다. 실제로 아이오닉 5는 ‘포니’의 외관을 오마쥬 했다고 전해집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술을 담그면 가죽자루에 담아서 보관해야 자연발효가 되면서 먹기 좋게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쓰던 자루를 다시 사용하면, 이미 부풀고 딱딱하진 터라 발효도 제대로 안되고 자칫하면 봉제선이 터지면서 술이 다 샙니다. 또 기존 남아있던 술맛과 섞이면서 신선함도 떨어진다고 하죠. 새 술을 담을 부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올해를 미래차 원년으로 선언한 현대차그룹은 작정하고 새 술을 담을 부대를 만들어 왔습니다. 정의선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노조와 만나 “신산업 시대를 함께 헤쳐나가자”며 손을 잡고, 또 3조4000억원을 쏟아부어 세타2 엔진에 대한 충당금을 쌓아 품질경영을 선언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연초 기아차도 세련된 새 로고와 함께 한계를 벗기 위해 심플한 ‘기아’로 이름도 갈아치우며 미래차로의 방향성을 명확히 했습니다. 특히 현대차 내연기관시대를 이끈 정몽구 명예회장은 오는 3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사내 등기이사직을 모두 사임하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납니다. 온전한 정의선 회장 체제가 열린겁니다.

하지만 미래차 첫 출사표가 던져지려는 시점에 아직 털어내지 못한 악재가 하나 있습니다. 국내외 15건에 걸쳐 발생한 코나EV 화재입니다. 이슈가 해를 넘기지 않게 하기 위해 리콜까지 진행하며 해결에 부단히 노력했지만 또다시 충전 중 차량에서 불이 나면서 더 근본적 리콜이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이제 국토교통부가 화재 원인을 발표하면 현대차는 LG와 대규모 배터리 리콜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아이오닉5에 대해 코나EV와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이고, 다른 배터리를 쓴다고 합리적 설명을 할 수 있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온 ‘안전성’ 문제는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시각입니다. 결국 코나EV 오너, 그리고 그 가족과 친구가 모두 잠재적 아이오닉5의 소비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온전히 몸을 드러내는 아이오닉5는 당장 3월 유럽 출시를 시작으로, 한국과 미국에 순차적으로 판매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출시 시점 전까지 현대차가 새 술을 잘 익힐 수 있는 완벽한 새 부대를 마련해 연내 글로벌 전기차시장의 태풍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최원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