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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금융그룹 최고경영자의 ‘官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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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1. 03.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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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관운도 뒤따라야 합니다.”
최근 마무리된 하나금융그룹 회장 인선에 대해 한 금융권 고위 인사의 평가입니다. 2012년부터 하나금융 사령탑을 맡아왔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줄곧 더 이상 연임은 없다는 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하나금융 이사회는 김 회장을 선택했습니다. 김 회장은 전체 금융그룹 역사 속에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에 이어 10년간 회장직을 맡게 된 두 번째 인물이 됐습니다.

사실 하나금융은 이번 회장 인선 절차와 관련해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김 회장의 의사도 있었지만, 금융당국도 금융그룹 회장이 장기간 연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하나금융은 사전에 그룹 내 주요 인사들로 경쟁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김정태 회장도 함영주 부회장에게 경영관리 부회장직을 맡기며 많은 힘을 실어줬습니다. 당연히 함영주 부회장이 김 회장의 뒤를 이을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하지만 함 부회장이 채용비리 소송에 더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소송 등 사법리스크에 휘말리게 됐고, 결국 이사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사실 함영주 부회장도 관운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장으로 발탁되기 전에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역임했습니다. 영업그룹 중 핵심지역이 아니었던 만큼 함 부회장이 통합 하나은행장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등 막강한 경쟁자도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김정태 회장은 함 부회장을 초대 통합은행장으로 선택했습니다. 이후에도 함 부회장은 내·외부 네트워크를 탄탄히 관리해 일찍부터 김 회장의 후계자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회장 선임 시기에 닥친 사법 리스크가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김정태 회장, 함영주 부회장과 함께 숏리스트에 올라온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은 김 회장이 재신임 받는 게 맞다면서 회장 경쟁 심층면접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사회가 김 회장의 재신임을 선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연임에 성공했는데요, 이들도 상당한 관운이 따랐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조용병 회장과 손태승 회장의 경우 소송과 당국 징계 이슈가 있었음에도 이사회는 이들에게 다시 사령탑을 맡겼습니다.

이유 없는 인사는 없습니다. 이들 금융그룹 회장이 회장직을 유지하게 된 데도 이유가 있는 것이죠. 이들의 관운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좀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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