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지어, 위안부 '계약' 찾지 못했다 말해"
수천명 소속 3개 일본 역사학회들 "램지어, 학술적 가치 없어, 저널 게재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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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석 교수는 수천명의 일본 학자들이 소속된 3개의 일본 역사학회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석 교수는 이날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글에서 “그 논문을 출판한 저널이 철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14일 연합뉴스에도 “틀림없이 철회가 고려되는 중”이라고 확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석 교수는 “인쇄본 출판 이전이든 이후이든, 논문의 철회는 그 논문에 ‘철회 공지’를 덧붙인다는 의미가 될 것”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논문 자체를 완전히 지우거나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공중보건에 대한 위험 등 긴급한 비상 상황의 경우에만 논문을 통째로 삭제하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 관행인데 램지어 교수의 논문 사태는 그러한 비상 상황으로 인정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석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은 일단 법경제학국제리뷰(IRLE) 3월호 인쇄본에 실릴 것으로 보인다.
석 교수는 지난달 26일 뉴요커에 램지어 교수 논문 사태의 경위를 담을 글을 뉴요커에 기고했고, 이날 그 기고문의 한국어·일본어 번역본을 게재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들이 성매매를 위해 자유롭게 계약을 체결한 매춘부들이었다고 했는데 그 논문에 대한 일본과 한국 역사학자들의 조사와 램지어 교수의 증언을 통해 그가 많은 기본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그러한 계약에 관한 증거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램지어 교수가 자신에게 “나는 우리가 그 계약서들을 얻을 수 있다며 멋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나는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석 교수는 수천명이 소속된 3개의 일본 역사학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성명서를 영어로 번역해 이날 기고문과 함께 게재했다.
일본 역사학회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서 어떠한 학술적 가치도 인정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 논문이 학술적인 동료 심사 과정을 통과해 학술 저널에 실린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논문으로 촉발된 논쟁이 일본의 반한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석 교수는 한국어·일본어 번역본을 게재한 것과 관련, “기고문이 탐구했던 논의가 각 나라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에 직접 관련돼 향후 그 나라들의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 그리고 영어권에서도 역사의 한 장(章)에 관한 이번 공개 담론이 (사안의) 복잡성을 용인하고, 학문적인 책임과 완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변화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학문의 책임과 완결성은 특히 팩트와 과거에 관한 중대한 주장을 할 때 학문적 자유의 적절한 행사에 있어서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