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은 ‘신의 직장’이라고 불려왔습니다. 한 때는 슈퍼사이클 때면 수조원 실적을 내면서 성과급 잔치를 하기도 했던 곳이죠. 그런데 지난해는 성과급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년간 이어졌던 호황이 급격히 꺾인데다, 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매출도 대폭 줄었기 때문입니다. 국내 주요 정유사들의 지난해 누적 손실은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정유사 내부에서는 ‘평균 급여’의 함정이란 반응도 나옵니다. 다른 업계에 비해 이직이 잦지 않고 보수적이다보니 근속년수가 길기 때문인데요. 사실상 정년이 보장되는 인사구조 때문에 50대 직원이 많은 만큼, 실제 중·저연차 급여는 높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실제로 에쓰오일의 평균 근속연수는 17년으로 정유 4사 중 SK에너지(20.8년) 다음으로 깁니다. GS칼텍스의 평균 근속연수는 14.5년, 현대오일뱅크는 13.8년입니다.
문제는 정유사들도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가가 다시 상승해도 예전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앞으로는 수소, 전기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가 주력이 될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정유사 핵심 수익원이었던 정유사업도 중장기적으로 퇴보할 수 없습니다. 물론 올 1분기 정유업계가 유가 상승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소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유사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유, 디젤 등 수요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입니다.
정유사들이 신사업 진출에 골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주요 정유사 모두 출구전략으로 친환경 전략을 내세우며 수익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일부 정유사들은 수소사업에 진출했고, GS칼텍스는 그룹차원에서 ‘친환경협의체’를 출범시키기도 했죠.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과 수소충전소 구축을 추진중입니다. 정유사들이 신사업에 성공해 예년과 같은 성과급 규모를 받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