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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IET는 이날 시초가 대비 5만5500원(26.43%) 내린 15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10만500원) 대비 2배 높은 21만원에 형성됐지만, 이내 급락한 뒤 낙폭을 키웠다. 상장 첫날 ‘따상’을 찍진 못하더라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시장의 예상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전문가들은 변화된 증시 환경과 투자자들의 학습효과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차익실현에 나서며 주가가 하방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관이 의무보유확약(보호예수)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엔 발빠르게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작년 개인 투자자 위주의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 시장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했다면, 최근에는 유동성 장세를 지나 실적 장세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업계에서는 81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 모은 SKIET의 따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2차전지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과 상대적으로 적은 유통물량에 기대를 건 것이다. 통상 상장 직후 유통주식수가 적으면 주가 상승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SKIET의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은 전체 주식 발행 수의 15%로 다른 곳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SKIET의 주가는 시초가 보다 떨어지며 ‘공모주 대어는 첫날 따상은 간다’는 공식도 깨졌다. 증권가에선 SKIET 적정 주가를 10만원대로 제시했다. 유안타증권 10만∼16만원, 하나금융투자 14만8000원, 메리츠증권 18만원 등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SKIET의 적정주가를 살펴보면 이날 따상시 주가(27만3000원)대비 괴리율이 큰 차이가 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3∼6개월 동안 주가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 과매수·과매도 과정을 거친 후 주가는 적정 가치에 점차 수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