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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 메고 워싱턴 누빈 황교안 전 대표의 한미동맹 강화·백신외교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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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05.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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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대표, 워싱턴 일성 '혈맹 한미동맹 흔들려'
개인 인맥 활용, 미 행정부·백악관·의회·싱크탱크·제약사 관계자 연쇄 면담
한미동맹 강화·백신외교 성과에 진정성·실천으로 일조 평가
황교안 한국전쟁 공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지성호 국민의 힘 의원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몰 내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방문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미국 워싱턴 외교가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에 앞서 박진·최형두 의원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백신대표단과 황
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별도로 워싱턴 D.C.를 찾았다.

한국 정부는 한·미 정상 후 발표된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 문제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소극적이었던 모습에서 탈피해 미국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흔들리던 한미동맹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반발이 난제이긴 하나 국익 차원에서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호평이 주류지만 공동성명의 ‘미지근함’을 질타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견해도 있다.

중국·북한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무계획이 드러났고, 한국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의도 대로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로부터 단절돼 중국의 패권 아래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청할 가치가 있지만 지나친 혹평으로 들린다.

공동성명 자체는 미국 주도의 안정적 세계질서에 대한 원칙론적 합의였다. 중국을 겨냥했으나 중국이 적극적으로 반발하긴 어렵게 구성됐다는 점에서 외교적 성과이다.

문 대통령, 훈장수여 가족과 기념촬영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공동성명이 나온 과정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지만 한국과 미국 조야의 우려 목소리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5일 워싱턴 D.C. 내셔널몰 내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서 만난 황 전 대표의 일성은 “혈맹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였다.

황 전 대표는 인천공항 출국 때처럼 기념공원에 배낭을 메고 도착, 헌화를 한 후 한국전 참전용사의 손을 잡고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21일 문 대통령의 백악관 행보와 오버랩된다.

압도적 다수의 중공군에 맞서 한국전쟁의 명운을 가른 2차 청천강 전투의 주인공, 94세의 랠트 퍼켓 예비역 대령에게 미군 최고 영예인 명예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 미국은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을 참석시켜 연설하게 하고,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노병과 기념사진을 찍게 했다.

백악관은 한미동맹의 역사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비범한 연출력을 발휘했고 문 대통령은 그에 이끌려 움직였다. 반면 황 전 대표의 일정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의지와 인맥에 의한 것이었다.

황교안 캠벨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왼쪽 가운데)와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앞 한 호텔에서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오른쪽 두번째) 일행을 만나고 있다./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황 전 대표가 고령의 참전용사를 먼저 배웅하고, 짐 피셔 미국 한국전참전협회 사무총장과 리차드 딘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 부이사장으로부터 기념공원과 지난 3월 중순부터 시작된 ‘추모의 벽’ 건설 현황을 30분 넘게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 일정을 시작으로 연방의원·국무부 및 백악관 관계자, 싱크탱크 회장 및 한반도 전문가,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 제약사 임원 등 미 조야의 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이어갔다. 황 전 대표의 이런 ‘광폭 행보’는 주미 한국대사관의 지원 없이 총리와 대통령권한대행 이력의 개인적 인맥을 활용한 것이었다. 여권 일각의 냉랭한 시각 내지 폄하 속에서 조용히 진행됐다.

황 전 대표의 방미 일정 마지막 날인 11일 오후 백악관 앞 한 호텔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북한 정책을 총괄해 ‘아시
아 차르’로 불리는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과 면담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황 전 대표가 이 자리에서 혈맹인 한미동맹에 대한 상징적 차원에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 1000만회 접종분을 한국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고, 캠벨 보좌관은 “회의 후 백악관에 직접 보고하겠다”며 “한국의 백신 대란의 심각성과 의미를 미국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같은 날 황 전 대표와 화상 간담회를 한 앤디 김 민주당 하원의원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만나 동맹인 한국에 대한 백신 지
원을 강하게 제안했고, 해리스 부통령은 백신 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답을 얻었다.

아울러 국민의힘 백신대표단은 국무부 관계자와 의원들에게 주한미군 대부분이 접종을 마쳤으나 한국군의 백신 접종률이 낮아 한·미 합동전력 유지에 차질이 생길 수 있음을 한·미 백신 스와프 체결의 당위성으로 설명해 공감을 높였다.

우리 정부가 원하던 백신 스와프는 애당초 명분이 부족했다. 확산세가 더 엄청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공급 약속이 나왔다.

‘깜짝 선물’이라기보다 황 전 대표의 행보 같은 숨은 노력의 축적 덕분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한미동맹 약화와 백신 부족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작은 힘이라도 보탠다’는 진정성과 실천이 성과에 일조
했다고 본다.

한미동맹의 균열은 미국 측 인내심과 전략적 의지만으로 수습되지 않는다. 이를 복원하고 빈틈을 메우려는 우리 측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값지다. 한미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하려 한 황 전 대표의 미국행은 그런 의미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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