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신사업으로 기업 가치 제고
수소 유통·공급망 관리 사업에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리스
중고차 소매업까지 진출 노려
차량 생산~폐기 전 과정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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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현대글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르는 시점까지 꼭 반년 남았다.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은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을 ‘총수일가가 지분 30% 이상 보유한 계열사’에서 ‘20% 이상 보유한 계열사’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이 개정안은 오는 12월 30일 시행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오너인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총 29.99%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10%의 지분을 연말까지 처분하지 못한다면 업의 특성상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만성적으로 막대한 과징금 리스크에 시달릴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오너가에 대한 정부의 비판과 사회적 지탄도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또 지분을 낮추는 과정에서 주요 그룹 중에 유일하게 풀지 못한 순환출자 고리까지 해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까지 국민연금은 현대글로비스의 주식 31만4165주(30일 종가 기준 656억원 규모)를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8.8%까지 끌어올린 반면 지난 28일자로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단순 투자’로 바꿨다. 주주행동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미의 일반투자와 달리 단순투자는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한 순수한 개념의 투자다. 글로비스의 가치 상승을 점쳤다는 얘기다.
정 회장 지분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의 가치는 높을수록 지배구조 재편에 유용하게 쓰인다. 하반기 현대글로비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주력 사업들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을 해외로 운송해주는 대가로 2년간 1조3948억원을 받는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이제 폭스바겐·아우디·포르쉐 등과 5년 장기 해상운송계약을 맺으며 타업체와의 거래 비중도 55%까지 높였다. 차량용 반도체 이슈로 전방산업 생산차질이 일부 영향을 줬지만 하반기로 갈 수록 해소될 전망이다. 해외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부품을 확보해 관리, 공급해주는 CKD(반조립부품) 사업 역시 현대차·기아의 해외 생산 거점이 늘면서 동반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가치를 끌어올려 줄 진짜 재료는 3개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에 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기아가 구상한 미래차를 현실화해 줄 기술적 서포트를 한다면, 글로비스는 이들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현대차그룹이 장기적으로 전기·수소차의 거점을 해외로 크게 키우고 있는 중이라, 파트너로서 기대가 크다. 이 과정에서 모빌리티를 넘어서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베스트다.
신사업 첫 번째는 수소 유통과 공급이다. 향후 10년간 수송용 수소 사용량은 매년 50% 가까이 성장하고 발전용 수소도 25% 수준의 상승이 전망되는데, 이를 운송하는 업무를 바로 ‘수소물류얼라이언스’의 일원인 현대글로비스가 맡게 된다. 그 노하우는 향후 수소를 도입 할 주요 선진국으로의 진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 LG와 손잡고 추진 중인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및 리스 사업 역시 성장 기대감이 크다. 전기차 배터리 평균 내구연한이 1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폭발적으로 폐배터리가 쏟아질 전망이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전주기에 대한 친환경성을 따지는 중이라, 폐기물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해야만 차를 팔 수 있는 진입장벽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역할이 커지는 대목이다.
현대글로비스의 또 다른 카드인 중고차 소매업은 정부의 대기업 진출 허용 여부에 달렸다. 정부가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참여를 막고 있지만, 투명한 거래를 위해선 대기업이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대 수혜자는 현대글로비스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재 회사는 중고차 경매업을 벌이고 있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은 크지 않은 상태다. 또 완성차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주기에 걸쳐 빅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룹으로서도 중고차업 진출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재계에선 현대글로비스의 등판 시기를 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가 현대차그룹 각종 지배구조 재편에 골든타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이고 그 과정에서 글로비스가 핵심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그 과정에서 김 대표는 회사 가치를 더 높게 평가 받으면서도 시장과 내부의 반대가 없도록 조율하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