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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의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매출은 3조5000억원 전후반,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 정도로 정체돼 있다. 하지만 변액보험만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자산규모로 생명보험사 업계 6위에 그치지만 변액보험에서는 시장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업계 1위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2위인 메트라이프생명이 8.4%인 것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분기에만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1조4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0%나 급증했다. 시장점유율도 2019년 30% 이상에서 지난해 52.9%로 50%를 돌파한 이후 1분기에 65.7%를 기록하며 계속해서 승승장구 중이다.
변액보험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투자 성과를 보험금에 반영하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다. 저축성 상품처럼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내주는 것이 아니라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을 나눠주는 형태라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적용 시에도 재무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특히 초회보험료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를 말하는 것으로, 생보업계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에서 압도적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수익률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지난해 기록한 변액보험 연간 수익률은 18.5%로, 생보업계 평균인 13.3%와 비교해도 5.2%포인트나 높다.
여기엔 ‘증권맨’ 출신의 변재상 대표의 역할이 컸다. 2019년 대표로 취임할 당시 미래에셋그룹이 변재상 대표를 선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동부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에서 근무하다 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해 채권본부장으로 일했던 그는 자산운용전문가로 통한다. 변 대표는 변액보험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미래에셋생명에 증권사 DNA를 더해 변액보험 최강자로 올렸다. 회사 설립 초기 멤버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신임도 두터워 미래에셋대표에 3연임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변재상 대표는 이에 더해 올 3월 GA 설립을 마무리하고 디지털 기반의 성장에 집중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변 대표는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화는 미래 가치의 원천”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출범’ ‘고객경험(CX) 개선을 위한 통합사이트 구축’ ‘변액 스마트케어 서비스’ ‘보험사 최초 페이퍼리스 업무환경 구축’ 등을 디지털혁신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변액보험을 주 수익원으로 주력하는 만큼 최근 변액보험자산관리센터와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신설해 고객이 보유한 자산정보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기능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 보험사가 아닌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변액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하는 보장성보험의 확대는 숙제다. 3월 출범한 GA를 통한 보장성보험의 추가 수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1분기와 마찬가지로 올 1분기도 56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2분기부터 제판분리의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미래에셋생명의 2분기 순익을 증권업계 추정치인 272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421억원까지도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은 다른 생보사와 달리 미래를 대비한 보험업보다는 투자의 개념에 가까운 변액보험에 주력해 성격이 어찌보면 다를 수 있다”면서 “변액보험은 증시에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증시흐름이 좋지 않은 현 상황에서는 변액보험과 더불어 다른 수익원이 있어야 하는데 제판분리로 경쟁력을 갖는 GA를 통해 보장성보험에 추가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