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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에 이어 야후도 ‘차이나 엑소더스’…글로벌 업체들 속속 中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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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1. 11. 03. 15:32

유토피아에서 글로벌 기업의 무덤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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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중관춘(中關村)에 자리잡은 야후의 중국 지사. 사업 철수로 이곳도 폐쇄됐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그동안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던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사업 철수 현상이 최근 예상보다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마치 탈(脫)중국을 위해 경쟁이라도 하려는 듯한 모양새가 아닌가 보인다. 이로 볼때 앞으로 자칫하다가는 차이나 엑소더스가 아예 유행병처럼 번지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이 경우 중국은 글로벌 기업의 무덤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무엇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가 잇따라 중국 사업을 접은 것에서 잘 알 수 있다. 홍콩 언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각각 지난달 중순과 이번달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과 포털 사이트 서비스 사업의 종료를 발표, 미련 없이 중국을 떠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가 오는 15일부터 서버를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까지 더하면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더스는 끝없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좋다. 진짜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은 중국을 유토피아로 생각하고 ‘묻지 마’ 투자에 나섰던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그동안 행보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언제 ‘차이나 드림’에 혹해 달려왔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이제는 빨리 발을 빼는 것이 최선이라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엑소더스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 삼성과 SK, LG, 현대자동차 그룹 등이 상당수 사업의 철수와 대대적 축소를 통해 ‘차이나 리스크’ 최소화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은 아예 철수가 예정된 2000여개 기업의 명단까지 유출되고 있다.

사업 환경이 좋기로는 중국 내에서도 단연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광둥(廣東)성 선전의 현실을 봐도 상황의 심각함은 잘 엿보인다. 올해 들어 10여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들이 사업을 접고 철수를 감행했다. 내년 이후에는 더 많은 기업들이 짐을 쌀 것으로도 점쳐지고 있다.

한때는 투자 신세계로 불리던 중국이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의 엑소더스 현장으로 변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엄청나게 오른 현실을 꼽을 수 있다. 인터넷 통제 강화 정책에서도 알 수 있듯 각종 규제 역시 이유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각종 특혜 폐지도 거론해야 한다. 중국 정부의 자국 기업 우선 정책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한마디로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이들이 굳이 중국 사업을 고집하기 어렵게 됐다는 말이 된다.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더스는 이제 거스르기 어려운 대세가 되고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아 보인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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