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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10조 투자”…CJ제일제당이 바이오 기업을 전격 인수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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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기자

승인 : 2021. 11. 09. 14:24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진출
"글로벌 식품 바이오 기업 위상 다진다"
CJ제일제당이 바이오 기업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고있다. 시장에서는 CJ가 중장기 사업 비전을 발표한 이후 본격적인 후속 조치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산업의 높은 성장세를 고려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중장기 사업 투자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3일 약 11년 만에 임직원 앞에 나서 CJ의 ‘성장 정체’를 지적하며 그룹의 위기 상황에 대한 미래 비전 수립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전날 전격 발표된 CJ제일제당의 바이오 기업 인수가 향후 3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CJ그룹 중장기 비전의 첫 작품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 회장의 핵심 비전 발표 후 5일 만에 나온 인수합병 실행안을 두고 향후 CJ그룹의 투자 발걸음이 한층 공격적으로 바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전날 네덜란드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바타비아)의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 양 사는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향후 식품기업을 넘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의 위상을 공고히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바타비아 인수는 CJ의 미래성장 키워드중 ‘Wellness’ 관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신수종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그린·화이트에 이어 레드바이오 분야까지 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바이오 CDMO란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임상시험용 시료·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연평균(매출 기준) 25~27%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세계시장 규모가 140~160억 달러(한화 약 16.5~18.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2010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바이러스 백신 및 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가지고 있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전자 치료제 및 백신 제조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특히 주목받았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바타비아 인수로 글로벌 유전자치료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입하며 기존 레드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앞서 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기업 ‘천랩’을 지난 7월에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그린·화이트바이오 사업에 이어 올해 천랩, 바타비아를 인수하면서 레드바이오 사업 확장에도 제대로 나서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CJ제일제당이 글로벌 식품 바이오 기업이라는 위상을 다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매출(연결 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6조8541억원,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4332억원을 기록했다. 물류부문인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성장한 4조2243억원,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3222억원이다.

CJ제일제당(대한통운 제외)의 분기 매출이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으로 특히 바이오사업부문은 전년 대비 35.4% 신장한 1조4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74억원으로 61% 증가했다. 바이오사업부문의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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