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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BTS 댄스 삼매경 ‘스폿’부터 메타버스까지…한전, MZ세대 감성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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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승인 : 2021. 11. 11. 15:01

한전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 참가
변전소 순시 로봇 '스폿' 눈길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주요 제품으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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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빅스포 2021)가 10일 개최됐다.2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 사흘간 진행된다. 이 중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주최한 ‘메타버스 오브 캠코’는 2030 관객으로 북적였다. /사진=최연재
“한국전력공사(한전)가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이 느껴졌어요. 정말 즐겁게 구경했습니다.”

10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빅스포 2021) 행사장을 둘러 본 대학생 A 씨의 말이다. 서울에서 기차표를 끊어 광주까지 내려왔다는 그는 친구들과 대학교 패딩을 나란히 입고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기존 행사는 기업 관계자들이 각 부스에 들러 투자 여부를 고민하는 자리에 그쳤다면, 한전이 기획한 행사는 2030 관람객이 주를 이뤘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이날부터 사흘간 ‘탄소중립’을 주제로 에너지 신기술의 최신 동향을 조망하는 국제 종합에너지 박람회를 개최했다. 2년 만에 열린 현장 박람회다.

올해로 7회차를 맞이하는 빅스포에는 한전을 비롯해 노키아·델·SK텔레콤·KT 등 국내외 248개사가 전시에 참여해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행사장에는 국제적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관과 신기술체험관, 국내외 전력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국제컨퍼런스, 기업·대학생·일반인 등의 발명품 100점이 소개된 국제발명특허대전 등 크게 네 분야로 나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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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의 인공지능(AI) 변전소 순시로봇 ‘스폿’(Spot). 최근 현대차가 인수한 미국의 ‘보스턴 다이나믹스’ 로봇이다. 상용화 시점은 미정이다./사진=최연재
◇‘스폿’이 맞이하는 메타버스 부스…MZ 세대와 소통 목적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한전이 마련한 ‘메타버스 오브 캡코’(한전의 영어 명칭) 부스가 2030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스 입구에는 인공지능(AI) 변전소 순시로봇인 ‘스폿(Spot)’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스폿’은 관람객 앞에서 BTS의 ‘퍼미션 투 댄스’ 노래에 맞춰 점프를 하며 춤사위를 펼쳤다.

‘스폿’은 안전상 사람이 감시하기 어려운 변전소 곳곳을 탐색하며 든든한 로봇 탐지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좁은 공간과 가파른 곳 등에서 자율 주행이 가능하도록 센서 모듈이 탑재돼 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스스로 충전 장소로 찾아간다. 한전 관계자는 “변전소 내 감시해야 할 장소가 200여 곳 정도”라며 “지금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전이 소유한 ‘스폿’은 한 대다. 검증이 완료되면 국내 변전소 두 곳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상용화 시점은 미정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 존에는 정승일 한전 사장의 아바타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MZ 이용자에게 한전의 탄소중립 정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등 주요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전 관계자는 “2030이 본사 가상공간으로 많이 들어온다며,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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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발명특허대전에 참여한 충북·한국외국어대학교. 특허 대전엔 기업·대학생·일반인 등을 중심으로 100점의 발명품이 소개됐다. /사진=최연재.
◇대학생 참여 독려…‘탄소중립’ 아이디어 구축하는 한전
국제발명특허대전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대학교 10곳이 참여해 신재생 기술과 기후변화 대응 방법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양방향 풍력발전기를 발명한 한국외국어대학교 팀은 “해안가의 밤과 낮에 발생하는 해풍과 육풍이 분다는 사실에서 착안했다”면서 “블레이를 연결 부분에 부착하면 마찰력에 의한 전력 손실을 줄여주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오는 바람에서 효율적인 풍력발전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전시회관 외에도 로비 복도도 눈에 띄었다. 2030 한전 관계자는 간이 부스를 설치해 관객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한전의 유튜브 구독을 독려했다. 옆에는 대학(원)생 아이디어 공모전 부스를 설치해 MZ세대와 함께 2050 탄소중립 방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모습이 엿보였다. 그 외에도 “뜨거워지는 지구를 위한 당신의 아이디어는?”이라는 주제로 관람객들이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어 관객들이 능동적으로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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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메인 전시작인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다.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효율도와 투과율이 높아 주목받고 있다. 한전이 자체 개발·제작 중인 제품이다. 해당 전지는 유리창이나 외벽으로 활용이 가능해 건물 밀집이 많은 도시에서도 유용한 발전 수단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사진=최연재

◇한전의 야심작…‘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이날 한전은 주 전시인 신기술 전시회에 자체 홍보관을 마련해 자체 연구·개발하는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선보였다. 반투명이 핵심인 이 태양전지는 고효율 광흡수 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했다.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와는 다르게 ‘페로브스카이트’는 전지를 더 투명하게 제작하고, 효율화는 두 배 가까이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한전 관계자는 투과율과 효율화를 더 끌어 올리기 위해 대학 및 협력 업체와 공동 연구 중이라고 전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유리창호형으로 제작돼 건물 유리창에 부착하면 창문에 조사된 빛에 의해 생산된 전력으로 건물 내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30층 빌딩 설치 기준 하루 전기 생산량은 400㎾h,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0톤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제작 비용도 기존 실리콘 전지의 절반 수준으로 저렴하다. 실리콘 전지의 수명은 20~25년. 그 이상으로 수명율을 늘리고 고효율·저가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한전은 2025년까지 15㎝×15㎝의 단위모듈로 이뤄진 130㎝×130㎝의 대형 패널 시제품을 개발한 뒤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B 씨는 연구진에게 유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관리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등 세세하게 물었다.

◇남는 전력은 수소로 바꿔 보관…신(新) 재활용 기술
한전은 남는 전력은 수소로 만들어 보관했다가 도시 가스 등 연료로 활용하는 ‘그린 수소 생산 및 메탄화 공정(P2G)’도 소개했다. 전력생산량이 일정치 않아 전력이 남아있을 수도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특징을 활용해 만든 기술이다. 한전은 남는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들어 저장하거나 생산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메탄으로 전환한 뒤 도시가스 등의 연료로 활용하는 전력 가스화 기술을 연구 중이다.

그 밖에도 한전은 그린수소 생산기술과 망간수계 이차전지·배터리 진단시스템, 증강현실(AR)기술을 활용한 현장점검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그 어느때보다 일반 관람객이 직접 개최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다양한 연령층의 관람객과 직접 마주하며 소통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최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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