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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애플=테슬라,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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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1. 11. 22. 17:01

전기차 시장의 미래, 스마트폰 10년사와 닮은 꼴?
김준성 메리츠증권 파트장 보고서 '눈길'
박지은 산업부 성장기업팀 기자
박지은 산업1부 기자
이제 막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전기차 시장이 스마트폰 시장의 10년과 닮았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파트장이 쓴 ‘AI 워’(인공지능 전쟁)라는 보고서의 한 페이지인데요. 파괴적 혁신이 시작된 자동차 산업에서 핵심 기업들이 과거 모바일 시장처럼 다섯개 기업군으로 분류된다는 겁니다.

모바일 시장은 2007년을 전후로 피처폰과 스마트폰으로 나뉩니다. 2007년은 애플이 최초의 스마트폰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한 해죠. 스마트폰의 등장은 기존 피처폰 기업들의 몰락을 가져왔습니다. 김 파트장의 분석처럼 피처폰 시대의 대표 기업들은 다섯 개의 길을 걷게 됩니다.

먼저 애플은 달콤한 혁신의 대가를 누리고 있습니다.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수익의 약 80%를 매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이익을 올리고 있죠. 보고서는 전기차 시장에서 애플의 역할을 할 회사로 테슬라를 꼽더군요. 테슬라가 구축하고 있는 인공지능 생태계가 과거 애플과 닮았다는 겁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그 다음입니다. 삼성전자는 전통적인 제조사로, 당시 빅테크 기업(구글 안드로이드)과 협력해 생존했죠. 안드로이드 시장 최대어로 급부상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출하하는 1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전통의 자동차 기업들 가운데 빅테크 기업과 발 빠르게 협력하는 곳이 미래의 삼성전자처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국 GM, 포드, 한국의 현대차그룹 등이 삼성전자처럼 생존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도 뒤따랐습니다.

대만 폭스콘은 제조만 하는 OEM 업체의 길을 걸었습니다. 폭스콘의 영업이익률은 3%대로 낮은 마진을 영위하며 생존하고 있죠. 네 번째는 LG전자의 길입니다. LG전자는 피처폰 시대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스마트폰 시장에 뒤늦게 진입했다가 적자를 지속했죠. 결국 LG전자는 올해 7월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수년간 수조원대 적자를 견디다 철수한 사례입니다.

마지막은 노키아입니다. 피처폰 시대 절대 강자였던 노키아는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본사 건물과 디바이스 사업부를 매각합니다. 스티븐 엘롭 전 노키아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울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우린 결국 패배했다.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었고 적들은 너무나 강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현재의 노키아는 5G 통신 네트워크 기업으로 부활했죠.

보고서는 미래의 애플로 테슬라를 꼽았습니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에서 가장 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떠오르는 전기차 기업인 루시드, 리비안 등도 포함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처럼 성공할 자동차 제조사는 어디일까요? 또 누가 몰락의 길을 걷게 될까요? 현대차그룹, 도요타, GM, 포드, 폭스바겐, 메르스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운명의 시험대 앞에 서 있는 기업들입니다. 각 기업들의 판단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에 주목해봐야겠습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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