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빅테크,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 절실”…금융지주 플랫폼·인뱅 허용 주장

은행연합회, 디지털 시대 금융 겸업주의 세미나 개최
"디지털 시대 소비자 측면서 전업주의 형해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과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이뤄져야

은행연합회는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디지털 시대의 금융 겸업주의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앞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과 발표자, 토론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장성원 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조영서 KB금융연구소 소장, 박성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이동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장, 이호형 은행연합회 전무이사. / 제공=은행연합회

코로나19로 디지털 환경 변화가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업 진출도 활발해 지고 있다. 하지만 은행 등 금융업은 전업주의 원칙에 막혀 빅테크 기업과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비대면 환경에서 금융업 전업주의가 형해화 되고 있는 만큼,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 속에서 금융지주들도 플랫폼 기업을 지배하고, 인터넷전문은행도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연합회 주최로 열린 ‘디지털 시대의 금융 겸업주의’ 세미나에서 금융업 전업주의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디지털 환경 변화로 여러 금융서비스가 융합되고, 핀테크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전업주의 규제 속에서 금융 주도의 비금융 융합은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금융업 간 겸업주의 논의와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빅테크 금융업자의 등장으로 플랫폼을 통한 사실상의 유니버셜 뱅킹 구현에 따라 전업주의 원칙이 퇴색될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빅테크도 동일 규제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교수는 또 금융지주사가 플랫폼 기업을 지배하고,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도 설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빅테크가 ICT와 금융사를 동시에 지배하면서 금융·비금융 융복합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고려하면 금융지주도 동일 수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신속한 온라인 소매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자유로운 신설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열사 간 정보공유의 필요성’을 발표한 박성현 신한금융그룹 부사장은 “활발한 정보공유를 통해 데이터를 집적해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고,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에 일조할 수 있다”면서 “데이터 플랫폼은 고객맞춤형 상품 공급을 가능케 하고, 사회적 효율성을 높이는 ESG 첨병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은 ‘금융업의 비금융업 겸업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는데, “소비자들의 디지털 경험이 일반화됨에 따라 금융 및 비금융상품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융·복합과 플랫폼화가 주요 경쟁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금융회사의 비금융 융·복합 서비스 제공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은 이날 세미나와 관련해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금융규제 체계에 대해 금융당국, 은행권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소비자 편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금융 겸업주의 확대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