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헝다의 운명과 관련해서는 여러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가 등장하고 있다. 우선 부채를 재편, 채권자들이 자금 일부를 회수하는 시나리오를 꼽을 수 있다. 국유 기업이 헝다의 전체 또는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도 예상 가능하다. 마지막 시나리오인 파산은 그야말로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채권자와 관련 기업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물론 파산의 경우에도 완전한 청산 대신 구조조정의 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더 크기는 하다. 중국 당국이 회사의 존속 가치가 크다고 생각할 경우 채무 조정 및 추가 투자를 통해 일단 살리기는 할 것이라는 말이 된다. 구조조정으로 세 개 회사로 쪼개진 후 살아난 하이난항공(HNA)그룹의 선례도 있다. 중국 당국이 헝다 사태가 미칠 파장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실제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수장 등이 참석한 영상 회의에서 헝다 사태에 대한 우려를 의식, “중국은 단기적인 경제 파동을 다룰 수 있다. 견고하고 안정적인 경제 발전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은행 지급준비율을 5개월 만에 0.5%P 인하해 시장에 1조200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헝다의 총 부채 규모는 무려 2조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웬만한 중견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다. 그야말로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의 자신감과는 확연하게 다른 우려의 시선이 계속 헝다에게 쏠리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