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칼럼] 규제발 금리충격에 노출된 가계부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1215010009098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1. 12. 15. 18:28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무질서한 총량규제가 불러온 "신용대란"
가계부채 부실 키우는 '한도급락·금리급등'
"최고의 부채대책은 총량규제가 아닌 금리안정"
송두한 NH금융연구소 소장
송두한 공정금융포럼 공동대표(전 NH금융연구소장)
올해 3분기 가계부채가 1845조원으로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경제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계부채를 GDP에 견줘보면 2009년 65%, 2015년 73%, 올해 3분기 95% 등으로 지난 10여 년간 가파른 증가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단 한번의 의미 있는 디레버리징(자산가격 하락을 수반하는 채무조정과정)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내수업종의 부채의존도가 높아져 자영업자대출이 85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신용팽창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에 분명하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금리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됨에 따라 대출금리 상승 국면이 상당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올해 2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대출금리의 기본이 되는 지표금리가 일제히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 내년에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등 금리상승 압박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대출억제 효과보다 부채위험이 커지는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 금리를 올린다 해도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기존 대출의 잠재부실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릴 요량이면, 부채관리 골든타임인 2015년 즈음에 금리인상을 단행해 신용팽창의 발화점을 조기에 진화했어야 한다. 성급한 금리인상은 부채충격에 취약한 가계의 부채리스크만 키울 뿐이다. 즉 대출금리 안정이 전제되어야만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맥락도 원칙도 없는 대출총량 규제가 도입되면서 실수요자 대출시장이 신용대란 사태에 노출되었다는 점이다. 금리상승 국면에서 인위적인 공급충격이 발생하면 대출한도가 급락하고 대출금리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총량규제가 자본력이 취약한 서민이나 실수요자만 골라 집중 타격하면서 ‘실수요자 보호’라는 대원칙도 사실상 무너진 상태다.

듣지도 못한 불완전 대출상품들이 쏟아져 나왔던 이유도 총량규제와 무관치 않다. 초유의 대출중단 사태로 등장한 집단대출 ‘선착순대출’이나 은행간 대출을 빌려주는 ‘품앗이대출’이 여기에 속한다. 전세보증금의 ‘증액분대출’과 혁신적인 ‘전세대출 분할상환’도 그렇다. 공급충격이 발생해 대출문턱이 높아지면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불과 몇 달 사이에 1%p 가까이 올랐다. 5대 금융지주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올해 6월 3.2%에서 10월 4.0%로 급증했다. 금리인상으로 지표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확대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총량규제를 통한 대출억제 정책이 대출금리를 올려 펜데믹 위기를 은행 폭리로 전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펜데믹 위기에 힘입어 단군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5대 금융지주는 이자이익만으로 40조원 이상을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발 경기침체로 민생경제가 어려울수록 금융기관의 이자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금융기관은 펜데믹 이익의 일정 부분을 수익의 원천인 가계로 환류시켜 경제적 일상회복을 지원할 공익적 책임이 있다. 가산금리를 축소하고 우대금리를 확대해 금리충격에 노출된 소비자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금융당국은 실수요자보호 원칙을 더 높이 세워 총량규제가 실수요시장을 타고 넘어오는 부작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현행 대출규제는 금융기관을 위한 부채관리 방안일 뿐, 실수요자를 위한 보호대책이 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총량규제에서 무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대출과 주택대출을 온전하게 제외해야 한다. 부동산투기와 무관한,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에게 정상적으로 주택자금을 공급해야만 지금의 신용대란 사태를 진화할 수 있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