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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할퀴고 간 슈퍼태풍 ‘라이’…“완전한 대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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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12. 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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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SHOT-PHILIPPINES-WEATHER <YONHAP NO-0436> (AFP)
지난 19일(현지시간) 필리핀 북동부 시아르가오섬에 슈퍼급 태풍 라이가 상륙하면서 쓰러진 전봇대가 도로를 덮친 모습이다./사진=AFP 연합
슈퍼 태풍 ‘라이’가 필리핀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사망자가 최소 208명 발생하는 등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청(PNP)은 지난 16일 상륙한 태풍 라이로 인해 현재까지 최소 208명이 숨지고 52명이 실종됐으며 최소 239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은 올해 필리핀에 상륙한 태풍 가운데 가장 피해규모가 크다고 보도했다.

유명 관광지인 보홀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는데, 아서 얍 보홀 주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적어도 7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통신 장치가 복구되지 않아 피해상황 보고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추후 피해 규모가 더욱 우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필리핀의 15호 태풍인 라이는 북동부의 유명 관광지인 시아르가오섬에 최대 풍속 시속 195km로 상륙했다. 미국 태풍경보센터(JTWC)는 라이의 최대 풍속이 시속 260km에 달하는 슈퍼급이라고 분류했다.

라이는 현재 베트남 중부 다낭 동쪽 해상 200km 부근을 지나 북상 중이며 최대 풍속이 시속 165km까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라이가 24시간 이내 중국 하이난으로 접근하면서 점차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라이가 필리핀에 폭우를 뿌리면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인해 여러 마을이 침수되고 300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었다. 주택의 벽이 무너지고 지붕이 날아갔으며 농부들이 가꿔온 밭도 순식간에 황폐화됐다.

필리핀 재난 당국은 군경과 소방대원을 동원해 인명 구조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도로붕괴와 정전, 통신장치 에러로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허벅지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실종자 수색에 나선 구조대원들은 처참한 현장을 두고 “완전한 대학살”이라고 묘사했다.

구조작업은 이처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 주말 내내 이어졌다. 국가재난위험경감관리협의회(NCRRMC)는 약 33만2000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라이로 인해 약 78만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필리핀뉴스통신(PNA)는 피해추정비용이 2억1390만 필리핀페소(약 51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18일 태풍 피해를 입은 남동부의 디나가트섬 등을 방문해 20억페소(약 474억원) 규모의 피해 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태풍이 수많은 가옥들을 파괴했다며 필리핀 국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필리핀은 환태평양 ‘불의 고리’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지진과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에 취약한 나라로 꼽힌다. 매년 평균 20여개의 태풍이 필리핀을 지나면서 농식물 유실과 가옥파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에는 대형 대풍 ‘하이옌’으로 73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통상 태풍은 7월부터 10월 사이에 자주 발생하는데 라이는 뒤늦게 필리핀에 상륙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위력이 강력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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