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디지털 전환 빨라질 것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 시행돼
플랫폼 주도권 경쟁 치열할 듯
2021년 5곳 모두 역대 최대 실적
KB·신한, 순익 '4조클럽'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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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들이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호황의 길을 걸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국내 5대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을 꼽았다. 수출이 견조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내수도 회복돼 주요 선진국보다 빠르게 경기 침체를 극복했다는 얘기다.
또 경기 회복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 등으로 시장 유동성이 커진 데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으로 가계대출과 기업자금 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금융그룹의 호실적 기반이 됐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들 CEO 모두 2022년 글로벌 및 한국경제에 대해 과도한 장밋빛 기대를 경계하고 있다. 기저효과가 사라진 만큼 지난해와 같은 회복세를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백신접종 확대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미 통화 긴축, 높은 인플레이션, 급격히 증가한 가계부채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그룹 CEO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함께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빅테크와의 경쟁과 공존, M&A 등 핵심 성장동력 확보, 비즈니스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등을 2022년 핵심 추진 전략으로 제시했다.
아시아투데이는 1일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이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 등 국내 금융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5대 금융그룹 최고경영자들과 ‘금융그룹 최고경영자가 바라보는 2021년 경제진단과 2022년 경영화두’를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韓 경제, 코로나에도 빠른 회복세…불확실성 ↑”
이들은 모두 지난해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G20 선진국 중 가장 빠른 경기회복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윤종규 회장은 “코로나19 재유행이 반복됐지만 민간소비가 비대면 소비 확대와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고, 수출과 설비투자가 큰 폭으로 늘면서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고 봤다.
손병환 회장도 “수출증가에 따른 실물경제 회복과 전년도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4%에 육박하는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CEO도 있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에는 코로나 재확산 우려 및 미 통화 긴축 이슈, 글로벌 공급망 혼란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고, 김정태 회장은 “변이 바이러스 등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재강화로 경제활동이 제한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심으로 피해가 누적되면서 민간부문 소비 회복세가 약화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코로나19가 금융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봤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시장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사들의 실적이 개선됐고,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정도를 점검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손태승 회장은 “시장 유동성이 확장되면서 금융사의 조달비용이 감소했고, 자산 가격상승과 맞물린 대출 증대로 수익이 개선됐다”면서 “최근 금융그룹들은 비은행 부문 강화 등 적극적인 사업확장으로 수익기반을 확대했고, 언택트 확산으로 모바일 플랫폼 등 디지털 혁신과 DT에 의한 비용 절감 등에서 성과가 창출됐다”라고 말했다.
윤종규 회장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등 정책적 지원으로 금융산업의 여신 건전성이 양호했지만, 지원 종료 및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 증가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 전략을 재점검하는 한해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김정태 회장은 “코로나19로 금융산업의 비대면화를 가속화되고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서 금융산업이 업권간 경쟁에서 금융플랫폼 경쟁으로 바뀌었고,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전통 금융업에 큰 도전이 됐다”라고 밝혔다.
◇‘최대 실적’ 줄이어…연간 순익 4조원 금융그룹 탄생
금융환경 변화와 함께 이들 금융그룹들의 선제적 대응으로 지난해 5대 금융그룹 모두 지주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와 신한금융은 각각 지난해 3분기까지 3조7722억원과 3조5594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순익 기준 4조원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도 각각 2조6815억원과 2조1983억원, 2조583억원(농업지원사업비 부담 전)의 순익을 기록하면서, 3분기만에 전년도 연간 순익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CEO들은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윤종규 회장은 “2014년부터 비은행 부문 M&A를 통해 은행·증권·손보·생보·카드·자산운용·캐피탈 등으로 이어지는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모든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업권 내에서 강화됐다”라고 평가했다.
조용병 회장은 “선별적인 자산성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경상이익을 지속적으로 개선했다”라며 “캐피탈과 GIB 등 자본시장 관련 자회사들과 M&A 전략을 통해 편입된 신한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비은행 그룹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거두는 등 그룹의 다변화된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라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 역시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와 은행부문의 선제적 충당금 적립의 영향으로 은행-비은행 부문이 고르게 성장을 이루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업 경쟁 심화…위기 속 기회 잡아야
이들 CEO 모두 올해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보다는 둔화될 수 있고, 특히 코로나 재확산과 주요국 인플레이션 확대, 미 통화 긴축, 글로벌 공급망 혼란 등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어 하방리스크가 더 높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위기와 함께 기회도 공존한다고 봤다. 조용병 회장은 “높은 거시 불확실성 관련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자본시장 확대와 친한경, 지속가능이행금융(Transition Finance), 디지털 경제전환 가속화 등과 관련해서는 금융산업에 변화와 기회요인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바라보는 올해 경영화두도 모두 달랐다. 윤종규 회장은 한국경제의 주요 화두는 ‘회복 속도의 차별화’가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 금융권과 관련해서는 플랫폼 주도권 경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회장은 “금융업의 리번들링(Re-bundling)이 가속화되고,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 시행되면서 경쟁의 차원이 금융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사간, 금융사와 빅테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용병 회장은 빅테크의 본격적인 금융시장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에 대해서는 윤종규 회장과 입장을 같이 했다. 또한 조용병 회장은 거시(매크로) 경제환경의 불확실성과 금리상승에 따른 채무상환 부담 리스크도 화두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경쟁과 협력의 상생관계 구축을 제시했다. 손태승 회장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본격화되는 만큼 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혁신과 잠재 리스크 관리를, 손병환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대응’과 ‘빅테크기업과 경쟁’, ‘ESG경영 정착’이 경영화두로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M&A…금융그룹 CEO ‘차별화’ 전략 펼쳐
올해 핵심 추진 전략과 관련해서는 5대 금융그룹 CEO 모두 차별화에 방점을 찍었다. 조용병 회장은 “그룹의 중장기 전략 방향성인 ‘F.R.E.S.H 2020s’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특히 올해는 디지털 플랫폼과 자본시장 비즈니스 강화, 문화RE:BOOT(혁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은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글로벌 영토 확장 계획을 밝혔다. 그는 “대표 앱인 스타뱅킹의 역할을 확대하고 헬스케어와 부동산, 자동차, 통신 등 4대 생활금융 플랫폼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면서 “최근 확장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안정화하고, 글로벌 영토 확장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은 2022년을 금융의 경계를 넘어서는 ‘Beyond Finance’ 원년으로 삼고, ‘강점 레벨업’과 ‘디지털 퍼스트’, ‘리딩 글로벌’을 그룹의 중점 추진 과제로 선정했다. 그는 “자산관리 서비스 역량강화와 기업금융 서비스 고도화, 투자 역량 강화 등 하나금융의 강점을 업그레이드하고, 디지털 퍼스트로서 시장 선도적 플랫폼 비즈 모델을 구현하겠다”라며 “글로벌 전략적 제휴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대, 글로벌 선도 수준의 ESG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태승 회장은 비은행 부문 스케일업과 M&A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기술기반 핀테크와 플랫폼 경쟁우위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가속화에 대응해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진출 지역을 대상으로 현지 특성에 맞는 사업모델 고도화와 친환경 금융 확산 등 ESG 경영체계 고도화에 나서겠다”라고 설명했다.
손병환 회장은 ‘새로운 10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초일류 금융그룹 도약’을 전략방향으로 수립했다. 이를 위해 핵심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고효율의 경영체계를 확립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는 “ESG 경영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 내재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로 농협금융의 핵심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균형성장과 비이자사업 경쟁력 제고 등을 추진해 고효율의 경영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